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투데이> ‘아메리칸 드림’ 김종훈…또한번 ‘창조경제 드림’ 에 도전하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38년만에 금의환향…미래 먹거리 창조·조직장악 등 과제 산적
서울 정릉의 산동네에 살던 가난한 중학생은 열여섯 되던 해에 가족과 함께 머나먼 이국 땅,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는 메릴랜드 주(洲) 빈민촌에서 정부가 준 식권으로 끼니를 때웠다. 하지만 꿈을 잃지 않았다.

아버지와의 불화로 집에서 독립한 뒤 낮에는 편의점에서 일하며 주경야독을 했다. 장학금을 받고 존스홉킨스대 전자공학과에 들어가 3년 만에 우등 졸업했다. 이후 해군 장교로 7년간 복무하며 핵잠수함을 탔다.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을 누빌 때에도 그의 머리에서는 창업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비동기전송(ATM) 기술로 세계 각지의 전쟁터와 음성ㆍ영상으로 교신하는 것이다. 제대 후 통신기업에서 일하며 공학 박사 학위를 2년 만에 받은 그는 돈을 모아 첫딸의 이름을 딴 통신장비업체 유리시스템즈를 세웠다.

유리시스템즈는 고속 성장했다. 그는 1998년 회사를 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 11억달러에 팔고 5억1000만달러어치 지분을 받았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이듬해 잡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의 40세 이하 부자 40명에도 뽑혔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성공신화’ 이야기다.

김 후보자에게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 전에 그는 장관에 내정되기 불과 며칠 전 대한민국 국적 회복 절차를 밟기 시작한, 이른바 ‘이중 국적’ 논란을 풀어내야 한다.

기업인 출신인 김 후보자가 1000명이 넘는 거대한 공무원 조직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대다수 과학기술계와 IT업계 관계자는 “한국어를 잘하는 편이지만 지난해 서울대 학위수여식 축사도 영어로 할 만큼 영어를 더 편하게 느끼고 있어 조직 내 소통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성장동력’ 발굴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박근혜 정부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 부처다. 과학ㆍ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고 산업을 통섭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박 대통령 당선인의 ‘창조경제론’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김 후보자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서 글로벌 실력을 갖춘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많이 나와 젊은이들에게 꿈과 좋은 일자리를 안겨주는 게 창조경제 아니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낸 김 후보자의 어깨에 ‘창조경제 드림’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또 다른 신화 창조가 달려 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