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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사 돈가뭄이 심각하다는 데…왜?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주택경기 침체로 지난해 일부 중소 건설사들이 대규모 적자와 자본 잠식에 빠지는 등 건설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건설사 주식은 상장폐지로 휴짓조각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고, 대주주인 모기업도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한일건설은 지난해 29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자본잠식률이 109.5%로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 상장기업인 쌍용건설도 지난 2011년 1570억원 순손실에 이어 지난해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며 자본전액 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아울러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지만, 두산건설의 당기순손실도 2011년 2934억원에서 지난해 6148억원으로 배이상 급증했다. 역시 정상기업인 경남기업도 작년에 2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전년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여기에 일부 건설사들의 순이익은 반 토막났다. 이테크건설의 순이익은 88억원으로 전년보다 41.2% 감소했다. 계룡건설과 신세계건설의 순이익은 각각 25억8000만원, 13억원으로 전년보다 53.2%, 63.6%씩 곤두박질쳤다.

이 가운데 당장 한일건설과 쌍용건설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상장 폐지 대상에 오를 처지다. 이들 건설사는 3월 말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건설경기 침체로 신성건설과 씨앤우방, 서광건설산업, 성원건설, 풍림산업, 중앙건설 등 6개 건설사가 주식시장에서 퇴출되는 비웃을 맛봤다.

이와 함께 건설사 경영난으로 대주주인 모기업 경영이 악화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일건설 지분 50.5%를 보유한 대주주 한일시멘트는 작년에 718억원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상장 44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한일시멘트는 1969년45번째로 증시에 상장한 이래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무적자 기업이었다.

앞서 두산건설의 경영 악화로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과 오너 일가는 유상증자 등 총 1조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당기순이익은 147억원으로 94.4% 급감했다.

하지만 일부 건설사는 지원 방안을 놓고 대주주와 채권단간 갈등을 겪는 등 정상화 행보가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한일건설의 경우 대주주인 한일시멘트 측은 이미 한 차례 지원을 한 상황에서 모기업이 적자가 난 처지에 추가 유상증자 등 지원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채권단은 대주주 지원 없이 정상화 추진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쌍용건설의 경우도 증자를 통한 매각 작업이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에서 38.75%의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원 방안을 놓고 채권단과 갈등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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