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내증시, 北 변수보다 외국인에 달렸다
북핵실험에도 학습효과 무덤덤
외국인 매수 확대로 충격 완화

엔화환율·北추가도발 경계해야





북한의 3차 핵실험에도 국내 증시는 예상보다 더 안정된 모습이다. 그간의 학습효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외국인이 매수 규모를 확대한 게 충격을 완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지난 7일 이후 25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 내내 매도세로 일관하더니 핵실험이 임박해서는 오히려 매수 우위로 돌아섰고, 덕분에 지수도 견조하게 움직였다. 이미 시장에 알려진 북한 이슈보다는 외국인 매매 등 수급문제가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향후 증시 방향성도 북한 변수보다는 외국인 매매나 엔/달러 추이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사례를 생각해보더라도 외국인 수급만 안정되면 주가는 북한 이슈와 관계없이 상승세를 탔다.

외국인 수급은 점차 개선되는 분위기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대규모 매도공세로 주가를 끌어내렸던 외국인 매매패턴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뱅가드 청산 물량은 나오고 있지만 환율이 안정되면서는 대체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소식 다음날인 13일 코스피는 상승세로 출발, 1950선을 넘기는 등 금융시장은 전날에 이어 안정된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4.80원 하락한 1086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뱅가드 영향력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김상호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변하지 않는 조건에서 뱅가드펀드의 비중 조절은 남은 21주 동안 84%가 진행돼야 하지만, 한국 증시 하락으로 현재 금액상 80%만 남아있다”며 “체감으로 느끼는 벤치마크 변경의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을 넘은 증시 반등의 트리거는 엔화 환율이다. 지난해 10월 엔화 약세가 본격화한 이후 일본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무려 41조원인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1조원을 사들이는 데 그쳤다. 엔화 약세로 국내 증시보다 일본 증시의 매력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이번주 말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강도 높게 제기될 것”이라며 “원화 강세는 진정된 만큼 엔/달러 환율이 안정된다면 반등 탄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발 변수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사회에서 대북 제재가 논의되고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강행하는 등 불확실성이 증폭된다면 국내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서는 대북 이슈로 주식시장이 추세에 큰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향후 심리나 수급의 변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핵실험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의 강경 대응과 북한의 민감한 반응이 맞물릴 경우 영향력이 다시 부각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