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인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미국 측을 만나보니) 핵실험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후속조치가 어떤 것이있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열거했다”면서 “상당한 정도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 핵실험에 대해 굉장히 큰 우려를 표시하면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중국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대북 조치)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가장 중요한 논의 상대이며, 한국 정부의 의견을 크게 반영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측 후속조치에 군사부문이 포함됐는 지에 대해서는“답변할 수 없고, 다양한 대응책을 갖고 있다는 점만 전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방미 사흘째인 대표단은 이날 오전 애슈턴 카터 부장관 등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 핵실험 위협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응과 국방동맹 강화 방안 등에대해 의견을 나눴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절차가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장관대행 자격인 카터 부장관과의 면담 일정을 잡았다.
대표단은 오후에는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하고 박 당선인 취임 이후 두 정상간 정책조율 방식을 비롯해 한반도 안보, 박 당선인의 방미계획 등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도닐런 보좌관을 통해 박 당선인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전달했다.
이어 대표단은 국무부에서 존 케리 신임 국무장관, 윌리엄 번즈 부장관,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제임스 줌왈트 부차관보 등과 만나 북한 핵실험 대응,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대(對) 이란 제재 등 현안을 논의했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또 이번 방미기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핵실험 저지를 위한 유엔 차원의 외교적 노력을 당부했으며,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은행의 개혁 추진 방향이 우리 새 정부의 정책과 궤를 같이하고 있어상호 연계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런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김 총재가 곧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올해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환갑’인 만큼 새로운 단계의 동맹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박 당선인의 뜻을 미국 측에 충분히 전달했다”면서 “방미 성과는 100%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이밖에 그는 “미국 측에서 박 당선인이 대통령후보 시절 제기한 이른바 ‘한반도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만을 강조한 게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이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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