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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관련 중기, 설 연휴에도 “바쁘다 바빠”
늘어나는 수요와 라인 세울 수 없는 반도체 산업 특성 탓

근무자 위로할 특식 제공 등 고민도 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일본과 대만 반도체 부품 업체에서 매일 항공편으로 PCB 제품이 들어오면 사흘에서 일주일 만에 후처리 공정을 마치고 원 주문자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에 보내야 합니다. 설 연휴라도 쉽게 공장을 세울 수가 없지요.”

광주광역시 광산업단지에 위치한 반도체 제품 후처리 업체인 달마전자는 올 설 연휴에도 대부분의 생산직 직원이 출근해 생산 라인을 가동한다. 설 당일에만 잠시 가동을 멈추고 명절 휴가를 보낸다. “빡빡한 납품 일정을 생각하면 3일 연속 전 라인을 가동해야 하지만 명절에 가족을 보고픈 직원들을 위해 간신히 하루를 뺐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대부분의 직원이 광주 인근 지역이 고향이라 가능했다. 박병윤 대표는 “거래처와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연휴에도 공장을 돌리지만 명절마다 직원들 보기가 안쓰럽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반도체나 LED 산업에 관련된 중소ㆍ중견기업은 명절에도 바쁘게 돌아간다. 정전이 발생하지 않는 한 생산라인을 멈출 수 없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미래나노텍은 충북 오창공장과 경기 안성공장의 600여명의 생산 인력이 설 명절에도 예외 없이 2교대로 생산에 투입된다. “납품하고 있는 국내외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생산 대기업들이 휴무없이 돌아가기 때문에 필요한 부품과 소재를 제때 공급하기 위해서 설에도 중단없이 조업을 계속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긴급히 추가 제품 수요가 발생했을 때 공장이 놀고 있어 생산이 중단되면 엄청난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

늘어난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조업을 계속하기도 한다. LED 조명에 필요한 각종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서울반도체는 최근 조명부문과 IT부문 LED 공급물량 증가로 대부분의 인력이 설날 특별 근무를 시행할 예정이다.

반도체 패키징 전문 업체 바른전자 역시 마이크로 SD 카드와 eMMC등 늘어난 해외 수출 물량을 대기 위해 경기 화성 사업장을 가동한다. 다만 평소 3교대 근무를 설 기간에는 2교대로 바꿔 절반씩 근무한다. 직원들이 차례나 성묘를 챙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작년 추석에 이어 설에도 일하게 됐다는 이철희(47) 씨는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지만 회사가 잘 되서 바쁜 것이니 보람차다”며 “추석 때는 두손 가득히 선물을 사들고 고향집을 찾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명절에 가족을 찾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로하기 위한 회사들의 고민도 깊다. 일반적으로 휴일특근 수당의 두배 정도에 해당하는 명절 특별 수당을 지급한다. 설날 상여금을 별도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돈으로만 명절을 때울 수는 없는 노릇. 수당 외에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선물과 특식을 준비하기도 한다. 서울반도체는 명절 기간동안 떡국을 비롯한 설 음식을 특식으로 제공하고 임직원 온라인 몰에서 부모님을 위한 선물을 골라 구입할 수 있는 포인트를 추가로 제공한다. 바른전자 역시 수당과는 별도로 근무자에게 상품권을 선물할 예정이다.

why37@heraldcorp.com



<사진설명> 대부분의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은 업종 특성 상 설 명절에도 일손을 놓을 수 없다. 생산라인에서 조업 중인 서울반도체 근로자들. [사진제공=서울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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