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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안인사 맞춤형 생존법 “난 절대 아니다”
입각 하마평 인사들마다 극구 부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뿐만 아니라 입각이 유력시되는 새누리당 의원 사이에서는 “난 절대 아니다”라는 말이 유행이다. 과거에는 총리나 청와대, 내각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것만으로 영광이었지만, 지금은 이 같은 질문에 손을 내저으며 줄행랑치기 일쑤다. 박 당선인이 신조로 삼는 ‘철통보안’ 기조에 행여나 거스를까, 알아서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소속 인수위원들도 마찬가지다. 몇몇 인사는 청와대나 내각행이 점쳐지지만 지목된 이들은 “난 절대 안 간다”며 강경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 인수위원은 청와대행을 묻는 질문에 “난 사실 이 정부가 탄생하도록 산부인과 의사 역할을 한 것이고, 그 이후에 어떻게 잘 키우냐는 또 다른 몫을 가진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인수위원도 “박 당선인이 직접 제안을 해도 난 절대 안 갈 것이다. 정중하게 거절하겠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당선인과 어떤 교감이 오가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수위원들의 공식 입장은 “난 아니다”, “난 절대 안 간다”로 통일돼 있다.

당내에서 거론되는 인사들도 겉으로는 “난 아니다”면서 펄펄 뛰고 있다. 하지만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는 싫지 않은 기색이 역력하다. 일례로 유사한 장점이나 전문성을 지닌 의원들이나 인수위원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견제가 감지된다. B 의원실 한 관계자는 “A 의원님은 어떻게 된다더냐. 청와대 가는 거 맞느냐”며 역으로 출입기자들에게 물어보곤 한다. 겉으로는 강경 부인하면서도, 속으로는 내심 불러주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태도는 박근혜표 철통보안 기조와 인선 스타일을 고려한 ‘맞춤형 생존법’으로 보인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거론되는 이들 대부분이 난 절대 안 간다고 하는데, 그러면 누가 가겠느냐”며 “특히 인수위 내부에서는 ‘안 가겠다’로 공식 입장을 통일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워낙 ‘촉새처럼 나불거리는’ 사람보다 신중하고 조용한 스타일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들 그에 맞춰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당선인의 철통보안 기조도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서 제기하는 공개 검증의 필요성에도 이 같은 태도를 고수하는 것은 그가 선호하는 인물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철통보안 기조는 정치권에서 무성한 말로 빚어지는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를 좋아하는 박 당선인의 철학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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