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월드컵예선에 챔스까지…세계 축구 “680여 경기 승부조작” 파문
‘사이클 영웅’ 랜스 암스트롱의 약물 파동으로 시작된 스포츠계의 악몽이 사상 최악의 축구 승부조작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5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공동 경찰기구 ‘유로폴’은 전날 네덜란드 헤이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세계적으로 680여 경기가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각국 리그 경기뿐 아니라 월드컵 지역 예선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까지 수사 대상이어서 논란은 확대되고 있다.

로버트 웨인라이트 유로폴 국장은 “약 18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승부조작 의심 건수 가운데 380건은 유럽에서 나머지 300건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경기에서 어떤 선수와 심판이 승부조작에 관여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와 심판, 클럽 관계자 등은 모두 15개 국가, 425명에 달하며 약 5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승부조작 대상이 된 것으로 의심받는 경기는 월드컵 지역 예선과 챔피언스리그 2경기로 이 가운데 하나는 잉글랜드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프리드헬름 독일 경찰조사국장은 “아프리카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과 중앙아메리카 예선 등 총 2경기가 현재 의심받고 있다”며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해 앞으로 수사가 더 확대될 것임을 내비쳤다.

유로폴은 국제 범죄조직이 광범위하게 승부조작을 하고 있으며 그 근거지로 싱가포르를 지목했다. 이 조직이 승부조작으로 챙긴 불법이득은 800만 유로(약118억원)에 달하며 선수와 심판 매수 등에 사용된 자금은 한 명에 최대 14만 유로(약2억6000만원), 총 200만 유로(약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발표는 지난 1월 제롬 발케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이 “국제대회에서 승부조작은 없었다”고 단언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나온 것이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승부조작 수사 발표로 지난해 암스트롱의 약물복용 시인으로 촉발된 스포츠에 대한 불신이 더 심해졌다고 전했다. 당장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2012-2013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직격탄을 맞았다.

축구에선 그동안 크고 작은 승부조작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2006년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인터밀란 등 명문클럽이 승부조작 스캔들에 휩싸여 2부 리그로 강등됐으며 지난해에도 불법 도박 문제로 시끄러웠다. K리그도 승부조작으로 선수 41명이 FIFA로부터 영구 제명 조치를 받았다.

국제대회에선 지난해 UEFA가 2007년 챔피언스리그 예선 핀란드와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한 혐의로 몰타 국가대표 선수에 10년 출전정지란 중징계를 내렸고 앞서 2009년엔 월드컵 예선 리히텐슈타인과 핀란드의 경기에서 심판이 승부조작을 했다며 다시는 그라운드에 돌아오지 못하게 했다.

최근엔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해 FIFA 고위층을 상대로 뒷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질 정도로 스포츠 전체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