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50층 재건축 허용 발표 1주일 後, 여의도에 가보니…재건축 기대감 부동산 불황에 눌려 ‘냉담’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재건축 기대감이요? 서울시 가이드라인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여의도 A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

지난 1일 찾아가 본 여의도는 싸늘했다. 한강변에 짓는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35층 이하로 제한하는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에서 여의도는 지난달 25일 국제금융과 업무중심지인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사실상 ‘예외지역’으로 분류됐지만 재건축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는 찾기 힘들었다.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된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재건축 문의를 받고 있는 여의도 공인중개사들도 거의 없었다. 다른 재건축 대상 지역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사업 관련 현수막도 눈에 띄지 않았다. 서울아파트 인근 A공인 관계자는 “현재 주민들 사이에서 재건축 논의 자체가 없다. 외부인들 문의도 제로”라고 전했다.

서울아파트의 경우 작년 3월께 67층 주상복합으로 재건축이 계획돼 시공사 선정을 마친 상태다. 이때 주민들이 주장한 용적률은 700%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공식적인 추진위나 조합 결성 등 주민들의 움직임은 거의 멈춘 상황이다. 근처 공인중개사들도 “사업이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수정ㆍ삼부ㆍ시범 등 다른 단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범아파트의 B공인 관계자는 “현재 주민들은 아파트값이 언제까지 떨어질건지, 언제부터 오를건지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여의도는 강남권에 버금가는 재건축의 메카였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상업용지에 지어져 주상복합 재건축이 가능한 서울아파트의 경우 165㎡ 매매가격은 2001년 당시 6억7500만 원에서 2004년에 10억원을 넘었고,2006년 20억원대가 됐다. 2005년엔 한달 새 3억원이 올라가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광장아파트도 112㎡ 매매가가 2009년 한때 11억원에 달하는 등 ‘준강남’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급변하는 정책이 문제였다. 2006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상업용지 재건축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의 적용을 받도록 했다. 이에따라 여의도에만 2271가구에 달하는 상업용지 내 아파트의 재건축 용적률은 사실상 400%로 떨어지면서 사업성이 악화돼 재건축 자체가 불가능해졌었다.

지난 2011년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여의도 주거지역에 70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용적률 최고 800%)을 짓는 한강르네상스 전략정비구역사업을 공개하며 여의도에도 재건축 바람이 다시 불었다. 그러나 시장이 바뀌면서 1년 뒤 이 사업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최근 4∼5년 간 최악의 상황이 된 부동산 경기로 ‘상대적인 층고 완화’라는 지역적 호재가 힘을 받지 못한 것도 한몫했다. 그동안 여의도 주민들의 가슴앓이도 심했다.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면서 이들 대부분은 이제 서울시 정책에 ‘무관심’으로 돌아서고 있다.


현재 7646가구가 7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로 구성된 여의도에서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고자 공식적으로 추진위원회가 결성된 곳은 4개 단지 3217가구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조합이 결성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안전진단을 받아 재건축사업의 첫 수순을 밟기 시작한단지도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한 곳 뿐이다.

여의도 일대 추진위 관계자들은 ‘이제 공식적 결정 없이는 움직이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서울시의 한강변 재건축 가이드라인 세부사항이 개별 자치구로 넘어오는 시점은 올 연말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actis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