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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통치 시대 끝났다 - 朴, 시스템으로 움직여라
〔헤럴드경제=한석희ㆍ손미정ㆍ양대근 기자〕“박근혜라는 개인기가 없었다면 새누리당은 이미 오래전에 해체됐을 정당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이같은 말을 했다. 박 당선인측 핵심 관계자도 “당선인 만큼 국정을 잘 알고, 정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당선인이 ‘저에게 맡겨 주세요’ 하면 맡길 수밖에 없다. 당시엔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의심도 하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당선인의 판단이 전적으로 옳은데 어떻게 하겠냐”고 했다.

‘박근혜 개인기’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친박계라는 계파의 좌장에서 새누리당의 수장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통치자로 변하는 순간 ‘박근혜식 1인 통치’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깜깜이 인수위를 넘어 거수기 인수위, 수첩 인수위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전적으로 박 당선인 개인에게 의존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임명과 낙마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것도 박 당선인만의 스타일이 작용한 탓이 크다는 것이다.

30일 정치권에서 박 당선인이 이제라도 ‘1인 통치’ 시대의 종언을 선언해야 한다는 조언이 일제히 쏟아진 것도 맥을 같이한다. 박 당선인의 롤 모델이 되고 있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와 같은 국가주도 산업화 시대에선 지도자의 능력과 개인기가 통했지만 사회가 다변화될수록 ‘1인 통치’ 보다는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유용화 정치 평론가는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보면 혼자서 극소수 측근들과 결정한다. 과거 정당이라든가 비서 임명할 때는 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회가 다변화되고 정보가 공유되는 사회에서는 특히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임명할 때 이런 인사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은 김용준 지명자 같은 예측된 결과가 나올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먹고 사는 것’이 지상과제였던 박 전 대통령의 시대와 달리 ‘잘 먹고 인간답게 사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선 국민 개개인의 의견이 중시돼야 한다는 충언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과거엔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등 핵심 부서들만 정보를 독점했지만, 21세기 사이버 시대에선 다수가 정보를 공유하고 그만큼 국민들의 알권리에 대한 욕구도 강한 만큼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국민들의 도덕적 잣대가 과거에 비해 훨등히 높다. 능력만 있다고 공직에 임명할 수도 없다. 내가 임명했든데 왜 문제삼느냐고 생각은 국민들에게 오만으로 비쳐진다”며 “무엇보다 인사 등 국가 시스템을 통해서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30일 최고 중진연석회의에서 “미국의 경우에도 연방수사국이라든지 국세청, 공직자 윤리위, 백악관 인사국 등 233개 항목 통해 검증한다”며 “우리도 청와대 중심으로 국세청등 관계자로 구성된 후보자 1차 사전 검증 거친 후에 국회에서 후보의 정책비전과 능력을 주로 다루는 인사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위원이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도 “이른바 비선조직, 아들이나 가족이나 부인 등등, 이런 사람의 의사에 의존해서 결정하면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한다”며 “이것은 김영삼 대통령 말기 때 아들의 경우도 그랬고 돌이켜보게 되면 박정희 대통령께서 시해 당하시게 된 것도 말년에 경호실장한테 그 임무에 훨씬 벗어나는 힘을 줬던 게 아닌가. 그런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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