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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각서쓰고 밥줄까지... ‘공무원 수난시대’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업무보고를 들어갔더니 ‘보안각서’를 쓰라고 한다. 어김없이 고위 공무원의 감축소식도 들려온다. 심지어 일부 기관은 업무보고가 시작된 11일 전까지도 자신들이 업무보고에 들어갈 수 있는 지조차 통보받지 못했다. 삼청동 금융연수원 인수위원회를 둘러싼 벽에 가로막혀 눈과 귀가 막혀버린 공무원들은 하나같이 “혼란스럽다”고 하소연한다.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바야흐로 ‘공무원 수난시대’다.

지난 15일 한 방송은 인수위가 최근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보안을 강조, 보고자료를 외부로 유출하면 징계하겠다고 통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부처는 보고 내용이 유출되면 처벌받는다는 이른바 ‘보안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찍이 인수위가 부처 업무보고 전에 ‘명함 없는 인수위’를 자청하며 ‘낮고 겸손한 자세’를 표방하겠다고 발표한 것과는 정반대다. ‘철통보안’을 중시하는 인수위 방침 덕에 업무보고 대상 부처의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존중’은 커녕 ‘감시대상’이 될 처지에 놓인 셈이다. 덕분에 언론과 접촉하는 공무원들은 ‘잘 모른다’, ‘말할 수 없다’ 일성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일찍이 업무보고 자료가 준비돼 있었기 때문에 완벽하게 보안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용은 더 이상 말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업무보고라도 무사히 들어가면 다행이다. 심지어 업무보고 계획표가 나오기까지도 해당 부처(기관)이 업무보고에 들어가는 지 조차 몰라 답답한 마음에 삼청동을 서성이던 공무원들도 있다. 당시 한 기관의 관계자는 “준비는 다 해놨는데 업무보고에 들어가는지, 들어가면 언제 들어가는 지, 지난 인수위 때와 같은지 어떻게 되는지 모르니 답답하다”며 토로했다.

공무원 수난시대의 화룡점정은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한 ‘감축 회오리’의 예고다. 통상 정권 초기 공직사회의 긴장감 조성 차원에서 이뤄지는 고위 공무원 감축을 이번 인수위도 피해가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인수위는 이미 지난 15일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라 공무원 수를 조정하되, 간부급은 줄이고 경찰ㆍ교사ㆍ소방관 등 현장공무원의 수는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15일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 발표에서 부처별 업무ㆍ기능 재편에 대한 발표는 빠짐에 따라 ‘개편 대상’이 된 부처 뿐만이 아니라 ‘기능 이전’을 통보받은 부처 조차도 혼란만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부처의 관계자는 “아직 업무 조정에 대한 발표가 나오지 않아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분위기는 벌써부터 뒤숭숭하다. 인수위 발표를 기다려야지 별 다른 수가 있냐”고 호소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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