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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 안 봐줘' LG, 풍자 만화로 삼성 비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자존심 경쟁으로 시작된 용량 싸움은 결국 전쟁으로 치달았다. 풍자만화를 통해 삼성전자의 ‘냉장고 용량 비교 동영상’에 또 한 번 활을 겨눈, LG전자의 초강수다. 이 만화는 특히 LG전자가 100억원대 법정소송을 제기한 이후 올려진 것이기에 사측의 ‘불편한 심기’가 담긴 선전포고가 유독 눈에 띈다.

LG전자는 자사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삼성전자의 냉장고 용량 비교 동영상을 비꼬는 만화를 지난 14일 공개했다.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 삼성전자의 부당행위를 풍자하는 만화와 동영상을 게재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 만화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케이트 경기를 치르는 곰으로 분했다. 파란색 헬멧을 쓴 곰은 삼성전자, 빨간색 헬멧을 쓴 곰은 LG전자다. 두 곰은 나란히 도착선에 스케이트를 신은 발을 뻗는다. 그런데 문제는, 선수들이 착장한 스케이트화에 있었다. LG전자를 상징하는 빨간 곰은 분명히 파란 곰보다 앞서 결승라인에 도착했지만, 규정보다 두 배나 긴 스케이트화를 신은 파란색 곰과 나란히 라인을 밟아 공동우승을 하게 됐다. 


두 곰의 표정도 주목할 만하다. 순진한 표정으로 묵묵히 경기에 임하는 듯 보이는 빨간 헬멧의 곰과 달리 파란 헬멧의 곰은 승리를 향해 독이 오른 모습처럼 그려졌다.

관중들은 경기를 보며 ‘반칙이다’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고, 이번에는 ‘명명백백 선수권대회’라는 플랫카드도 눈에 띈다. 경기장에는 ‘엘지 냉장고’라는 광고도 걸려있어, 이 만화는 삼성전자의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 동영상을 비꼬는 그림인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한컷짜리 만화와 함께 페이스북에 “살다보면 얌체같은 사람들 때문에 속상한 적 많으시죠”라는 글을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달 25일에도 LG전자는 ‘정정당당 체육대회’ 코끼리 편을 통해 각각 빨간 옷과 파랑 옷을 입은 두 코끼리가 머리 위에 매달린 바나나를 따고 있는 만화를 게재했다. 이 만화에서도 삼성전자를 상징하는 파란옷의 코끼리는 하이힐을 신은 반칙으로 빨간 옷의 코끼리와 키를 맞추며 삼성전자의 냉장고 용량 비교 동영상을 꼬집었다.

연이은 풍자만화의 게재와 더불어 LG전자는 앞서 지난 11일 삼성전자의 동영상 광고로 인해 제품 판매 등에 영향을 받았다면서 서울남부지법에 1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는 소장에서 “동영상이 게재된 3개월간 기업 이미지가 훼손됐을 뿐 아니라 제품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유튜브에 게재한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동영상에서는 양사의 냉장고를 눕혀놓은 뒤 물이나 캔을 채워 자사 제품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결론내렸다. LG전자는 이에 자의적 실험을 정부규격에 따른 것처럼 허위 광고했다며 즉각 중지를 요구하는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중앙지법은 3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이를 받아들였다. 영상은 이후 삭제됐지만, 게재된 3개월간 삼성전자의 동영상은 26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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