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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8년 기술력으로 명품 주방용품과 맞서겠다”…주방용품 마이셰프 전면에 내세운 전성수 도루코 대표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도루코(대표 전성수)는 면도기만 놓고 보면 일반 사람들에게 매우 익숙한 회사다. 왠만한 성인이면 도루코 면도기 하나쯤을 가지고 있을 터. 그러나 주방용품 회사 도루코는 그리 익숙치 않다. 면도기의 빛에 가려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도루코가 올해부터 주방용품 브랜드 키우기에 적극 나섰다. 도루코는 지난 해 8월 주방용품 브랜드 마이셰프를 출시했다. 그동안 주방용품이 보조적인 아이템이었다면 이제 당당한 주력 제품임을 선언한 것. 마이셰프 제품에는 도루코란 회사명을 찾아볼 수 없다. 마이셰프를 명품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회사의 의지가 담겨있는 대목이다. 마치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연상케하는 전략이다. 

“계급장을 떼고 기술로만 겨룬다면 자신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

전성수 도루코 대표는 마이셰프의 경쟁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쟁 상대도 국내 중소업체가 아니라 행켈, 컷코, 드라이작 등 해외 명품 브랜드로 정했다고 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이 명품브랜드의 명성에 이끌려 해외여행 때마다 사왔던 명품브랜드의 가격은 대부분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값으로 부풀려져 있다”고 꼬집었다. 비슷한 품질의 마이셰프 제품과 비교하면 20%~30%, 크게는 50%까지 가격이 높다는 것.

전 대표는 “명품 브랜드가 100여년 간 기술력과 경험을 쌓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도루코가 면도기 분야에서 58년 간 쌓아온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고 자신했다. 강재를 열처리 하는 기술이나 코팅에 관한 한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 도루코는 유명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생산 설비 등 배울 점은 빠르게 흡수하고 끊임없는 제품개발을 통해 독자적인 노하우도 습득했다. 

단지 기술력만 좋으면 팔릴 수 있을까? 전 대표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면 기술력은 진흙에 파묻힌 진주일 뿐”이라고 답했다. 마이셰프의 출시 뒤에는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부단한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는 얘기다.

우선 사업용과 가정용, 연령대별로 제품 차별화에 나섰다. 날의 무게와 손잡이 모양, 가격대를 각 상황에 맞춰 다르게 디자인하고 색상도 트렌드에 따라 다르게 적용했다.

전 대표는 “단단하고 강해보이는 디자인을 선호하던 이전에 비해 최근에는 밝고 환한 색상과 잡았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유선형 디자인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 이유로 10년 전 출시했다 고전했던 세라믹 칼도 다시 내놨다. 사회 분위기가 친환경성과 건강을 따지는 방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집안 어른들이 혼수로 골라 줘 오래 두고 쓰던 칼과 가위를 젊은 여성들이 직접 구매하면서 생긴 변화다. 그만큼 제품 주기도 짧아졌고 트렌드도 빠르게 변한다. 새로운 주자인 마이셰프에겐 기회다.

남성용품의 대명사인 면도기를 만들어 온 도루코가 여성들에게 주방용품 브랜드로 다가가기 위해선 주부들에게 박혀있는 편견을 깨야 했다. 도루코가 쓴 작전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입소문으로 굳혀진 해외 브랜드의 명품이미지를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공략한 것이다.

유명 포털에 ‘오마이셰프인마이키친’이라는 이름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제품 정보는 물론 레시피를 공유하거나 각종 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최근 가장 잘 나가는 셰프 신효섭씨가 진행하는 쿠킹클래스를 열었다. 요리 전문가인 신 씨가 직접 마이셰프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강화한 것.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꾸준히 열 계획이다.

도루코는 올해 6중날 면도기 제품군과 마이셰프를 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았다. ‘비전 1020’을 통해 2020년까지 세계 면도기 시장에서 10% 이상을 점유, 질레트, 쉬크 등과 경쟁하는 한편 마이셰프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어 1조원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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