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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벅스 다이어리, 이게 뭡니까
스티커 17장 모은 고객용 사은품
이번에도 다이어리 조기 품절될라…
‘1000원’ 스티커 거래까지 하며 확보전

품절 대비 수량 늘린 스타벅스측
재고 소진안돼 해넘겨 증정 행사
일부 소비자 “뒤통수 맞았다” 분통




연말로 끝이 났던 스타벅스코리아의 다이어리 증정 행사가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일찍부터 다이어리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뛰었던 고객 사이에서 분통이 터져나오고 있다. 스티커 매매부터 카드 충전에 이르기까지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둘러싼 일련의 일들을 짚어봤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2월 2013년 다이어리를 선보였다. 다이어리의 정가는 2만2000원. 이를 그냥 구매할 수도 있지만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는 헤비유저(heavy user)들은 음료 스티커를 모아 다이어리를 받는 것을 선호한다.

스타벅스는 다이어리 판촉 시즌에 음료를 구매할 때마다 스티커를 증정한다.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한 17잔의 음료를 마시고 총 17개의 스티커를 모은 고객에게 다이어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문제는 2012년 다이어리가 조기 품절되는 일을 겪었던 소비자들이 올해 다이어리를 빨리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필요한 스티커를 매매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온라인 중고 판매 사이트나 화장품 관련 카페 등에는 “스티커를 구한다”거나 “스티커를 판매한다”는 글이 봇물을 이뤘다. 보통 스티커 개당 1000원 선에서 거래되며, 경우에 따라 화장품 샘플 등과 ‘물물교환’되기도 했다.

스티커 매매는 일찍 다이어리를 확보하고픈 열망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가격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음료 중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만 마신다 해도 한 잔에 5400원 상당인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해 17잔의 음료를 마신다면 총금액은 5만원이 훌쩍 넘는다. 사정이 이러니 차라리 1장에 1000원씩 주고 스티커를 모으겠다는 이들이 속출한 것이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해가 바뀌어서까지 다이어리 증정 행사를 진행하면서 ‘다이어리를 확보했다’는 소비자들의 안도감은 허탈함으로 바뀌었다.

2011년 12월에 다이어리가 예정 기간도 못 채우고 품절된 것을 본 스타벅스는 수량을 전년보다 50% 가까이 늘려 총 45만부 상당의 다이어리를 준비했다. 그러나 일부 매장에서는 행사 기간 내 다이어리를 전량 소진하지 못했다. 다이어리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일부 매장은 이달 말까지 스타벅스에서 충전한 후 현금처럼 쓰는 ‘스타벅스 카드’에 5만원 상당을 충전하면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증정 기준 금액도 매장마다 차이가 있어 2만원을 충전해도 다이어리를 주는 곳도 있다.

여기에 매년 초 스타벅스가 깜짝 이벤트로 판매하는 ‘럭키백’ 구성에도 다이어리를 포함시켰다.

럭키백은 머그잔 등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용품과 음료 쿠폰 등을 묶어서 개별 구성품 가격의 합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단, 럭키백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구매 전까지 알 수 없다. 올해 들어서 스타벅스 카드에 5만원을 충전하고, 이 카드로 럭키백을 구매한 이들은 다이어리 2개를 저절로 얻는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스티커 매매까지 불사했던 소비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소비자들은 행사 내용이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더욱 허탈해했다.

한 소비자는 “행사 하루 전 5만원권을 충전했을 때, 직원이 아무런 말을 안 해서 모르고 있었는데 바로 다음날 다이어리 증정 행사를 한다고 해서 너무 황당했다”며 “행사 전날이면 직원들은 그 내용을 다 알고 있을 텐데, 소비자에게 귀띔해줘야 똑같은 돈을 쓰고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지 않겠느냐”고 분개했다.

지난해 12월 스티커 17개를 꼬박 모았다는 서모(29ㆍ여) 씨는 “올해는 카드 충전만으로도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는데, 연말에 스티커 모으게 한 것은 결국 단골손님이 돈을 더 쓰고도 혜택을 못 받는 꼴”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점포별로 다이어리가 남아 있는 곳에서만 진행한 행사였기 때문에 전사적으로 홍보하지 못했다”며 “다이어리는 연말부터 연초까지만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다 보니 점포의 재고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가로 증정 행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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