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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fter 스마트라이프> 진짜 ‘소시’같은 가상 3D공연…글로벌 공략 새 아이템 부상
<25> 가상재화
지난 주말 저녁, 서울 강남역사거리에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이 누군가를 보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공연장 앞에 모여들었다. 마침내 컨테이너 벽면이 열리면서 공연이 시작됐다. 주인공은 바로 한류 열풍의 주역 중 하나인 ‘소녀시대’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진짜 소녀시대가 아니다. 3D 홀로그램으로 제작된 버추얼(Virtual) 소녀시대였다. 하지만 3D 홀로그램은 진짜 소녀시대가 춤추고 노래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현실감이 넘쳤다. 심지어 소녀시대가 마법처럼 사라지는 장면에서는 진짜 공연 이상의 감동마저 들었다. 이 공연은 인터넷 포털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돼 10만명의 글로벌 팬이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실시간으로 ‘버추얼 소녀시대’를 만났다고 한다. 이제 한류는 ‘버추얼’로 재탄생해 인터넷을 타고 전 세계 팬에게 다가가고 있다.

소녀시대의 이번 공연명은 ‘V콘서트’로, 여기서 V는 ‘Virtual(버추얼)’, 즉 가상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Virtual은 Real(리얼)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손에 잡히지 않는 허구, 즉 비물리적 존재를 지칭한다. 하지만 3D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소녀시대는 실제가 아닌 허구였음에도 공연 모습은 실제와 다를 바 없는 정교함을 보였다. 버추얼 소녀시대는 실물의 대체가 아닌 또 하나의 소녀시대로 재창조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비록 포털을 통한 온라인 중계였지만 이 버추얼 공연이 해외에서도 동시에 생중계됐다는 점이다. 미래에는 컴퓨터로 디지털 제작된 CGH(Computer Generated Holography)를 통해 소녀시대가 해외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한국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공연장에서 3D 홀로그램으로 ‘글로벌 V콘서트’를 동시 개최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3D 화면이 재생된다면 어디서든 버추얼 소녀시대 콘서트를 즐길 수도 있다. 또 매직쇼처럼 멤버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마이클 잭슨과 듀엣을 하는 등 현실에서는 힘든 퍼포먼스와 무대 연출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버추얼 콘서트가 갖는 매력이다. Virtual은 이제는 허구가 아닌 실제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전달한다.
 
3D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그룹 퀸(QUEEN)의 리드싱어 고(故) 프레디 머큐리가 실제 무대에 오른 듯 멋진 퍼포먼스
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EW.com]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모바일 인터넷이 대중화된 지금, Virtual Goods(버추얼 굿스), 이른바 ‘가상 재화’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바타나 게임 아이템, 전자머니 등에 국한됐던 가상 재화는 스마트 시대를 맞아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소비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로 그 개념이 확대됐다. 책ㆍ음악ㆍ영상ㆍ게임 등 아날로그로 존재했던 콘텐츠들은 디지털로 탈바꿈해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에서 소비되고 있다. 가상 재화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화된 콘텐츠가 네트워크를 통해 단시간에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싸이가 글로벌 스타로 등극할 수 있었던 계기를 마련한 것도 유튜브에 올린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덕분이었다. 그리고 강남스타일은 디지털 음원화돼 순식간에 전 세계인의 귀를 강타했다. CD나 DVD 판매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가상 재화의 파괴력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소녀시대의 홀로그램처럼 가상 재화는 이제 실물의 대용품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서 하나의 매력적인 상품이 되고 있다. 향후 음악ㆍ영화ㆍ게임뿐 아니라 교육ㆍ의료ㆍ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출될 가상 재화는 스마트라이프 2.0 시대의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2013년을 맞아 한류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지금, ‘가상 재화 혁명’은 또 한 번 전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하며 한국의 위상을 한층 더 드높일 것이다. 

김재필 KT 경제경영연구소 팀장/kimjaepil@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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