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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선 데이터 폭식자 LTE, 통신 판도 바꾼다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최근 급증한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통신 판도를 급속도로 바꾸고 있다. 지난해 말 1600만명에 육박한 이들은 무제한 요금제의 혜택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선 데이터에 대한 무서운 식욕을 드러내며 기대와 우려를 한몸에 받고 있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LTE 가입자 수는 1589만명으로 2011년말에 비해 13.4배 급증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4만명이 LTE에 새로 가입한 꼴이다.

이통3사가 올초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정도로 지난해 하반기 치열한 보조금 경쟁을 펼쳐 LTE 가입자를 유치했고 단말기 제조사들도 LTE폰 출시 경쟁을 벌여 세운 대기록이다. 다만 장애물은 비싼 단말기 가격과 요금제였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 방통위 통계를 통해 가입자별 무선 데이터 트래픽을 추산한 결과, 지난해 8~11월 3G 사용자는 월평균 706MB를 사용한 반면 LTE는 1713MB로 2.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G의 경우, 상위 10% 이용자가 전체 트래픽의 70%를 독식했지만 LTE는 상위 10%가 27%만을 사용해 상대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여기에 3G 사용자는 전체 무선 데이터 사용 중 71%를 와이파이(Wi-Fi)에 의존했지만 LTE 가입자는 52%에 불과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LTE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없다는 점에서 예상 외 결과”라며 “하지만 한층 빨라진 속도에 LTE 사용자들이 만족감을 느끼고 기꺼이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물론, 단말기 제조 대기업들도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실제 국내 한 대기업이 LTE가 실질적으로 상용화된 지난 2011년 9월을 기준으로 향후 9개월래 데이터량을 추측했다. 결과는 월 2만5000여 테라바이트(TB)로 나왔지만 실제 트래픽은 3만7000TB를 넘어서 예상치를 30% 이상 웃돌았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해 LTE폰 구매 이유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37%가 ‘데이터 속도가 빨라서’를 선택했고 뒤이어 31%가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어서’로 나타난 점에 비춰 제조사의 LTE폰 출시 경쟁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LTE는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의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했지만 무선 데이터 급증에 따른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다. 당장 트래픽 증가로 인한 통신품질 저하와 통신장애 등 파장을 우려할 수 있다. 연말연시 데이터 대란에 대비해 통신사와 카카오 등이 비상근무를 하는 것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산업계내 거래질서 재편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대통령직 인수위가 모든 이통 요금제에 보이스톡 등 무선인터넷전화(m-VoIP)를 허용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터라 해묵은 망 중립성 논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검토중인 데이터 기반 요금제도 실현도 큰 관심”이라며 “음성통화 요율은 낮추고, 데이터는 높이는 변화가 필요한데 이미 해외에 비해 낮게 책정된 데이터 사용요금 인상에 대해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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