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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도권은 못 따라올 감수성 덕에 일 냈어요” 일주일 팝업스토어로 억대 매출 일군 ‘마조앤새디’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질문을 던져도 한참을 끙끙댈 뿐 도통 말이 없다. 질문을 잘못한건가 싶어 기자가 당황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만큼 공식 인터뷰 화법으로는 통하지 않는 감성이다. 그러나 마조앤새디 팀은 그 독특한 감성 덕에 큰 일을 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과 부산 광복점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 구름떼 고객을 동원하며, 롯데백화점의 히트 아이템이 된 것이다.

지난 3일 마조앤새디 팀을 만났다. 웹툰 ‘마조앤새디’로 탄탄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 정철연(34)씨부터 그의 아내이자 캐릭터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선영 마조웍스 사장, 담당자 서무경(36)씨, 롯데백화점 자주MD팀의 안치우(37) 선임상품기획자(CMD)까지.

‘마조앤새디’는 마린블루스로 유명한 정 작가가 자신의 결혼 생활을 소재로 매주 연재하는 웹툰이다. 작품에서 정 작가는 곰 캐릭터 ‘마조’로, 아내인 김 사장은 토끼 캐릭터 ‘새디’로 나온다. 본래 단군신화와 ‘호랑이처럼 무서운 마누라’를 생각하면서 곰과 호랑이로 캐릭터를 쓰려다 캐릭터 사업을 할 때 귀여운 이미지가 필요할 것 같아 토끼로 바꿨다.


사진설명:부산 팝업스토어 행사 당시 사용했던 포스터를 보며 논의중인 마조앤새디 팀. 왼쪽부터 정철연 작가, 김선영 마조웍스 사장, 서무경 마조웍스 담당자, 안치우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자주MD팀 매니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비결을 물었다. 오히려 “우리도 이럴 줄 몰랐는데 무슨 비결이 있겠냐”는 반문이 돌아왔다.

“우리 캐릭터가 백화점이란 공간에 어울릴지 장담할 수 없어서 굉장히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이 정도만 팔려도 좋겠다’고 기대했던 수량이 정확히 개장 1시간30분 만에 다 팔린 거예요”.(김선영)

웹툰을 보고 이들과 메일 등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후 바로 일을 추진했던 안 CMD도 “성공할거란 예상은 못했다”고 전했다.

“그냥 콘텐츠의 힘을 믿었습니다. 물건 잘 만들어서 많이 파는 게 목적이 아니라, 재미있는 콘텐츠를 그대로 구현하고 싶었어요”.(안치우)


안 CMD는 “처음 마조웍스를 찾아갔을 때 별다른 상품이 준비돼있지 않아서 당황했다”고 떠올렸다. 그도 그럴것이 마조웍스는 김 사장이 지난해 퇴사하면서 갑자기 세워졌고, 바로 안 매니저와의 협업이 진행됐다. 모든 일이 몇 달 사이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벌어졌다.

“팝업스토어 매장 도면이 필요하다고 해서 종이 한 장에 손그림을 ‘끄적거려’ 보냈더니, 백화점 디자인팀이나 안전팀에서 황당해 하더라고요. 물량을 많이 준비못해서 안 CMD까지 동원해서 매장 오픈 직전까지 인형 포장 상자를 접고 있는데 주변에서 당황스런 표정으로 쳐다봤어요”.(정철연)

안 CMD 역시 얼떨결에 일을 진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본부장에게 들어가는 보고서를 책 한권 분량으로 쓴 일도 있었는데, 그는 종이 한 장에 구상 수준의 기획서를 쓴 게 전부다. 워낙 자율성을 강조하는 자주MD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서울에서 일주일 만에 1억600만원의 매출을 터뜨리자, 그제서야 사내에서 “제도권에 머무르는 우리의 감성으로는 안됐을 일”이란 평이 쏟아졌다.

‘마조앤새디’는 올해도 제도권은 따라잡지 못할 감성을 다듬고 있다.

“만화라는 콘텐츠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더라고요. 애니메이션이나, 극화 등 모든 영역을 다 생각하고 있습니다”.(서무경)

‘마조앤새디’는 오는 4월께는 일본에도 정식으로 진출한다. 안 CMD는 “롯데에 팝업스토어를 넘어선 ‘마조앤새디’만의 영역을 만들고 싶다”며 끊임없이 구상 중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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