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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차부터 달팽이, 캐비어까지…화장품 성분전쟁 ‘미래전략’ 살펴보니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아름다움을 향한 여인들의 욕망은 달팽이 점액질, 거미효소 등 희한한 성분까지 화장품으로 둔갑시켰다. 감히 먹지도 못할 고급 음식인 캐비어를 피부에 바르는 시대. 성분 전쟁이 치열한 화장품 업계에서 미래를 책임질 전략 성분으로 꼽히는 재료들을 살펴봤다.

업체마다 주력하는 성분은 천차만별이었지만 역시 ‘식물파’가 가장 눈에 띄었다. 식물파의 대표주자는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콩과 인삼, 녹차 등 세 가지 원료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아모레 측은 이 세 원료에 주력하는 이유에 대해 “아직 밝혀내지 못한 효능이 무궁무진하다”라고 설명했다.

녹차는 미백과 진정 효과 등이 입증돼 이미 화장품 분야에 널리 쓰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제주도의 전용 다원에서 직접 생산한 녹차만을 사용해 화장품 원료로 쓰고 있다. 사명을 딴 고급화장품 브랜드 아모레퍼시픽 제품에 녹차 성분이 들어가는 게 대표적인 쓰임새다.


콩은 발효화장품인 효시아에, 인삼은 설화수 제품에 주로 쓰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질 좋은 원료 수급을 위해 콩과 인삼의 상당량을 아리따운 구매로 구입하고 있다. 아리따운 구매는 아모레퍼시픽이 농가의 친환경 농법을 지원하고 수확된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는 상생 프로젝트다. 효시아의 원료로 쓰이는 장단콩은 파주 지역에서, 인삼은 전북 지역에서 아리따운 구매를 통해 수급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바이오(bio)파’로 분류할 수 있다. 허브를 활용하는 빌리프, 한방화장품인 후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있긴 하지만 최첨단 바이오 기술로 무장한 오휘의 변신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휘는 지난해 베이비콜라겐의 DNA 구조를 구현하는 데 성공, 이를 활용한 ‘수퍼안티에이징 에센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베이비콜라겐은 인체에 존재하는 27종의 콜라겐 중 아기 피부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3번 콜라겐을 일컫는다.


이어 LG생건은 줄기세포 배양액 성분을 활용한 ‘더 퍼스트 제너츄어 크림’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75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출시 2개월여 만에 7500개 판매를 돌파했다.

LG생건은 차병원그룹의 줄기세포연구센터 측과 전략적 제휴를 하며 선보인 생명공학 화장품에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판단, 앞으로도 이 같은 하이엔드급의 제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강웅 LG생활건강 오휘 브랜드매니저는 “최근 소비자들은 고가 화장품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식견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까다롭게 제품을 분석하고 정보를 공유한다”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전했다.


불황에도 아랑곳 않는 ‘럭셔리파’도 있다. CJ오쇼핑이 지난해 12월 선보인 ‘르페르’는 러시아 카스피해 철갑상어 어종의 캐비어 추출물이 100% 들어있는 화장품이다. 캐비어는 구경하기도 힘든 고급 재료이지만, 피부에 최상의 원료를 더한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면서 방송 시간도 다 못 채우고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도 상상도 못할 독특한 원료를 활용하는 ‘희귀파’도 있다. 중저가 브랜드숍은 2~3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달팽이 점액질 여과물 화장품(일명 ‘달팽이 크림’) 이후 후속 히트상품을 찾느라 다양한 성분을 시험해보고 있다. 이 중 더샘은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피부관리법에서 발견한 식물 하라케케를 화장품에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하라케케를 이용한 고보습 토너로 지난해 가을, 겨울 시즌 히트를 친 이후 지난 8일 하라케케 씨에서 추출한 오일로 만든 화장품도 후속 제품으로 선보였다.


일부 여성들은 거미를 끔찍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정작 거미효소를 활용한 화장품이 인기라는 점은 역설적이다. 천연단백질 효소인 거미효소(아라자임)는 1~2년 전부터 폼클렌징이나 파우더워시 등 클렌저 제품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라자임은 각질제거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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