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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금리 2%대 시대
정기예금 절반이 2%대 이자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영향
연 3%미만 비중 급증

금융종합과세 기준 강화로
거액자산 비과세상품으로 이탈


정기예금 가입자의 절반이 연 2%대 혹은 그 이하의 이자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을 예금해도 월 이자가 17만원가량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올해도 기준금리가 한두 차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초저금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예금금리 2%시대’가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정기예금 신규취급액 중 연 0~2.99%의 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이 45.9%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갔던 2010년 40.0%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들어 3% 이하 예금 비중이 급증했다. 지난해 1월 6.0%에 불과했던 연 3% 이하 예금 비중은 7월 들어 10.0%를 기록한 이후 상승폭이 커져 10월 34.6%, 11월 45.9%로 증가했다.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영향이 컸다. 올해는 이 비중이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대로 연 4%대 정기예금 비중은 급감했다. 지난해 1월 28.6%였던 이 수치는 5월 13.0%로 줄어든 이후 6월 8.8%, 7월 4.1%, 8월 1.6%로 급감하더니 11월에는 0.2%까지 낮아졌다. 이 같은 감소세는 올해도 이어져 결국 연 4% 예금 혜택을 받는 고객이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은행들은 새해 벽두부터 대표적인 고금리 상품들의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파격적인 금리로 각광을 받았던 KDB다이렉트 상품 금리를 올해부터 모두 내렸다. 수시입출금식 통장인 KDB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는 연 3.25%에서 3.05%로, 하이정기예금은 3.80%에서 3.65%로 각각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우리매직적금(옛 매직7적금)의 기본 금리를 연 4%에서 3.5%로 내렸다. 이 상품은 기본 금리에 카드 사용액에 따라 적금금리가 올라가는 복합상품으로, 최대 연 7%까지 금리를 챙길 수 있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리 인하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더 내린다면 예금 금리도 그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저금리 기조 속에 예금을 받아도 돈을 굴릴 만한 투자처도 마땅치 않아 특판 상품 출시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예금 금리 하락폭이 커지면서 예금의 인기는 점점 시들고 있다. 특히 이자ㆍ배당 등을 통한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38%를 세금으로 내도록 금융종합소득과세 기준이 강화되면서 거액자산가들의 예금 이탈 현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관석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은 “현재 예금금리로는 세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익이 거의 없다”며 “특히 금융종합소득과세 기준이 강화되면서 예금을 저축보험이나 즉시연금 등 비과세상품으로 전환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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