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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스한빙이 본 시진핑 시대, 중국의 대미전략은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달러에 대한 위안화의 절상 움직임은 이제 거의 완료되었으며, 그 후에 이어지는 흐름은 완전히 상반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는 하나의 게임이 끝나고 다음 게임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본문 중)

시진핑 체제의 중국과 오바마 2기 정부의 미국이 어떻게 새로운 G2 관계를 설정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와 국제관계 연구의 권위자인 스한빙 상하이자오퉁대 겸임교수는 중국의 보다 공격적 전략을 제시해 관심을 끈다. 스한빙은 ‘경제대이동’(청림출판)을 통해 자원을 둘러싼 미국과의 직ㆍ간접적 마찰도 시사한다. 석유를 포함한 글로벌 자원을 선점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했던 역사적 사실을 들면서다.

이런 입장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그가 제안한 정책이 정식 국가 정책으로 채택되고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계경제 미래 전망서지만 오직 미국을 염두에 두고 쓴 글처럼 보인다. 미국의 일거수일투족을 꼼꼼히 분석해 중국의 대응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저자는 우선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한다. 중국경제가 당면한 현실, 대응전략과 함께 특히 그가 주목하는 것은 미국이 어떤 전략과 시스템으로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려 하는지다. 여기서 저자는 미국 따라 하기를 서슴지 않고 제안하기도 한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해온 세 바퀴가 달러와 석유, 식량임을 지적하며 앞으로 자원전쟁을 예고한다. 


중국 내 문제로 저자가 가장 우려하는 사태는 유동성 과잉이다. 저자는 이미 새로운 위기가 다가와 있다고 경고음을 울린다. 시중에 대량으로 풀린 화폐가 대부분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으로 흡수되고, 이 두 시장의 흡수능력이 떨어지면 농산물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이는 농산물 가격의 상승을 초래한다는 것. 위안화 절상도 당면과제다. 위안화가 갑자기 절상되면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노동집약형 기업과 민영기업이 도산하고, 기업 도산이 만연하면서 위안화가 의지할 기반은 취약해지고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빠르게 절하하며 외자, 핫머니 철수가 일어나 위안화 절하 압력이 배가되는데, 이는 미국이 의도하는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달러를 쥐고 있는 미국과의 경제패권 경쟁에서 열세를 타개하는 전략으로 그는 주변국과의 위안화 결제 확대와 내수진작을 제시한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책을 비교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중국이 정부 주도하에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는 급진적이고 직접적인 부양책을 택한 반면, 미국은 유로존 저격을 통해 세계의 이목을 분산시키고 자국의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버는 우회적인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정부가 나서 재정 지출을 늘리고 은행이 대출을 통해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고 본다. 이는 민간소비의 배제, 소비진작의 실패로 중국경제의 중장기적인 회복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반도 상황에 대한 저자의 분석도 귀 기울일 만하다. 저자는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전 세계가 한반도에 주목했을 당시에도 남북한 사이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왜일까. 그가 그려내는 한반도 대치 상황의 배후에는 또 하나의 큰 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 즉 미국이 한국ㆍ일본과 연합해 중국과 북한을 겨냥하고, 유럽ㆍ이슬람 국가들과 손잡고 이란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비록 미국이 북한을 겨냥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쟁상황으로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스한빙이 점치는 전쟁 시나리오의 무대는 주요 산유국이자 ‘불량국가’인 이란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중ㆍ미 관계와 그 이면을 논리정연하게 펼쳐나가는 저자의 분석을 따라가노라면 그의 블로그가 중국 내 경제 분야에서 수년째 방문자 수 1위를 기록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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