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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향이 전하는 연말 대화합의 메시지 베토벤의 ‘합창’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연말에는 유난히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이 여기저기서 울려퍼진다. 고단했던 한 해, 질시와 반목보단 한마음, 하나가 되자는 의미에서인가, ‘합창’으로 마무리하는 연말은 훈훈함이 가득하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새해를 3일 앞둔 지난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 해의 마지막 연주를 가졌다. 110여차례 공연으로 2012년을 쉴 새 없이 달려 온 서울시향은 한 해를 ‘합창’으로 마무리했다.

전국을 휩쓸었던 한파는 조금 누그러졌지만 로비는 온몸을 꽁꽁 싸맨 사람들의 모습으로 가득찼다. 그럼에도 ‘합창’이 주는 매력은 추운 날씨에도 훈훈함을 전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서울시향의 마스터피스 시리즈 3번째 공연인 이번 무대는 소프라노 캐슬린 킴,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강요셉, 바리톤 사무엘 윤과 국립합창단, 서울모데트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이 함께했다.
 
사진제공=서울시립교향악단

이날 공연은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의 음반 발매를 위해 연주와 동시에 녹음이 이뤄졌다. 음반은 2013년 말 발매될 예정이다.

박수 속에 등장한 단원들과 함께 만면에 미소를 띠며 지휘자 단상에 선 정명훈은 잠시 침묵 속 기다림의 시간을 갖더니 이내 연주를 시작했다.

빠르게 시작한 연주는 1악장에서 관현악의 강렬함을, 2악장에선 팀파니의 울림을 전했다. 정명훈은 힘찬 손놀림으로 연주를 리드해갔고 부드럽게 이어진 3악장에서는 손목에 힘을 모두 뺀 듯한 가벼운 지휘를 보여줬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연주의 하이라이트는 4악장이었다. 사무엘 윤, 강요셉, 양송미, 캐슬린 킴 4사람의 성악가와 130여 명의 합창단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객석 전체에 울려퍼졌고 다른 어느때보다 흥분이 가득한 무대를 쉼없이 만들어갔다.

합창단을 함께 지휘하며 분주히 몸놀림을 이어간 정명훈은 지휘봉을 크게 횡으로 휘두르며 마무리지었고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수차례 커튼콜이 이어졌다.

객석의 환호에 보답하듯 앙코르로 4악장의 마지막 절정을 연주한 90여 명의 시향 단원들과 합창단은 이후에도 끊임없는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지난 8월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APO), 대규모 합창단과 함께 연주한 ‘합창’과는 다른 느낌의 지휘를 선보인 정명훈은 연말 관객들에게 새해맞이 선물을 미리 선사했다.

이 날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가 전하는 ‘모든 이여, 서로 포옹하라. 전 세계의 입맞춤을!’이란 박애의 정신과 화합의 메시지는 ‘진정한 사랑을 얻은 자여, 다함께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라는 가사와 함께 절정을 이루며 추위속에서도 빛났다.

한 해 중 연말만큼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시기, 연말엔 베토벤 최후의 역작 ‘합창’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 의례적인 말은 아닐 듯하다.

서울시향이 전한 베토벤의 감동은 신년에도 1월 17일 특별연주회와 18일 마스터피스 시리즈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와 교향곡 5번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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