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금융지주 내년에도 은행 ‘외벌이’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내년 금융산업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금융지주 내 은행 편중 구도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지주사가 출범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자산 및 이익 구조가 지나치게 은행에 편중돼 있는 구조는 여전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사의 총자산 중 은행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월말 기준으로 75~90%에 이른다. 하나금융이 90.5%로 가장 높고 KB금융 77.4%, 신한금융 76.9%, 우리금융 75.7%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수익면에서 은행 비중은 더 크다.

KB금융지주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6조2200억원이다. 이중 KB국민은행이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5조2006억원으로 지주 전체 영업이익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4%에 달한다.

우리금융 역시 은행에 의존하는 구조다. 지난 3분기말 현재 우리금융의 영업이익은 2조573억원이며 이중 1조5859억원을 우리은행이 벌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영업이익 중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1.9%로 다른 지주사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3분기 당기순이익이 2339억인데 하나은행은 2523억원, 외환은행은 12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였다. 단순히 비교하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이익 합계가 그룹의 이익을 초과한다. 은행을 제외한 계열사들이 적자를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구조는 내년에도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ㆍ저금리 기조로 내년 금융업 전체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은 주요 신사업으로 은행 중심의 스마트 금융 및 해외 진출 등을 모색하고 있다. 비은행 분야 강화도 지속적으로 외치고 있지만 카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분야의 성장은 저금리 및 각종 규제 등으로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이 인수ㆍ합병(M&A)지만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KB금융지주는 최근 은행 편중 해소를 위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적극 추진했지만 KB금융지주 이사회는 “내년도 경제여건이 특히 불투명하고 금융환경이 날로 어려워지는 가운데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이유를 들어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장기적으로 보험사 등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 상황이 불투명한데다 매물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은행, 카드, 보험 등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창출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하지만 올들어 증권사의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데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카드사 영업이익도 감소하는 추세여서 근본적으로 적극적인 M&A를 추진하지 않으면 은행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irins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