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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철통보안 + 전문성 ) + 신뢰…변함없는 朴의 인사스타일
“도와주시겠습니까” 단도직입 제의
親朴·참모들도 모르는 1인 인사
언론도 예측불허…YS와 흡사

요직기용 과정서 ‘낙하산’ 배제
철저한 실무형 전문가 1순위 배치

배신에 대한 트라우마와 거부감
오랜기간 동고동락한 인사 중용도



향후 5년 박근혜 정부의 인사 키워드로 ▷보안 ▷전문성 ▷신뢰가 꼽히고 있다. 언론에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 이들은 철저히 배제한 채 ‘제3의 인물’이라는 깜짝인사를 통해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쥐는 박근혜 식 전매특허가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인사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안이라는 점에선 역대 대통령과 닮은꼴로 통하지만 전문성을 통해 정책 추진에 주안점을 두고, 신뢰의 인사를 통해 ‘배반의 정치’와 거리를 둔다는 점은 박 당선인이 중요시하는 인사 포인트로 통한다.

▶朴 빼곤 아무도 몰라, 철저한 ‘보안’=박 당선인 주변 참모들은 입을 모아 “나는 모른다”고 했다. 이들은 “비대위, 선대위 인사를 보면 모르냐”며 “메신저 역할을 하는 2~3명이 있긴 하지만, 박 당선인이 직접 인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당선인이 직접 전화를 걸어 “박근혜입니다. ○○○를 맡아주시겠습니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제안하는 터라, 주변에선 이 과정을 알 리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15년 동안 박 당선인을 수행 중인 이재만 전 보좌관, 정호성 전 비서관 등 소수 인사들만이 박 당선인의 인사를 돕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또 그동안 당외 인사 영입이나 만남에 나섰던 최외출 전 기획조정특보도 인수위 인사 및 향후 총리 인선 등에 관여할 것이라고 예상할 뿐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아니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내는 물론 친박 핵심인사들조차 누가 검토대상인지는 물론, 그 발표 시점에 대해서조차 “알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 당선인도 인사 핵심으로 ‘전문가’를 내세우고 있지만 ‘전문가’를 어디서 추천받고, 어떻게 검증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 중에는 ‘보안’을 철저히 강조한다는 점에서 ‘YS 스타일’에 비견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유력한 후보라도 언론에 이름이 거론되는 순간 후보군에서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인사 후에 측근들에게 “깜짝 놀랐지”라고 공공연하게 말을 했을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이 대통령은 철저히 핵심 측근들과 정보 및 판단을 공유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결과 발표 몇 시간 전에 참모에게 전화로 통보하는 등 끝까지 비밀에 부치는 편이다.

이번에도 거의 모든 친박은 “나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비서실장으로 유력 거론됐던 권영세 전 의원도 “관여한 적도, 물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낙하산은 없다…1순위는 ‘전문성’=당선인이 인사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전문성’이다.

박 당선인은 전날 “최근 공기업, 공기관 이런 데에 전문성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서 보낸다 이런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면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공공기관 인사를 할 때, 비전문가를 임명해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지난 10일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신임 감사에 군 출신 청와대 정보분석비서관이 임명됐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감사에도 청와대 비서관이 임명돼 내부 반발을 샀다.

그는 “이런 일은 국민께도 큰 부담이 되는 거고, 다음 정부에도 부담이 되는 일이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곧 발표될 인수위 인선에 대해 “전문성을 위주로 (인선)해서 조만간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박근혜표’ 인수위는 철저히 ‘전문성 위주 실무형‘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이주영 의원 등이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인수위원장으로 거론된다. 특히 김광두 원장은 2007년 경선 때부터 박 당선인의 대선 공약 개발에 깊숙이 관여하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아왔다. 그 외에 진념 전 경제부총리나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 등도 위원장으로 거론되지만, 당선인의 대선 공약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당선인의 ‘낙하산 인사’ 경고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자, 대선 승리를 위해 발로 뛰었던 친박들은 내려놓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벌써부터 논공행상 같은 건 없을 테니, 기대하지 말라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한 친박 인사는 “은근히 친박계에 자중하라는 메시지를 주신 것 같다”며 “마음을 비우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축적한 ‘신뢰’ 기반=박 당선인은 많은 사람을 접하면서도 쉽게 마음을 내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변에서도 “A라는 사람을 신뢰하기까진 적어도 10년 이상 걸리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어린 시절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치권에 입문한 뒤에도 15년간 함께해온 실무진 4인을 가장 신뢰해 왔다. 최근에는 34년간 박 당선인 곁을 지켜온 최외출 전 기획조정특보도 부각되고 있다. 그는 박 당선인의 ‘그림자’로 불릴 정도로 오랜 기간 함께해왔지만, 정치에는 깊이 개입하지 않고 당선인 곁을 묵묵히 지켜왔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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