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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박근혜의 사람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의 권력교체를 앞두고, 사람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아들과도 나눌 수 없는’ 권력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서강학파를 비롯해 위스콘신대 출신 그룹, 국가미래연구원 등 전문가 그룹이 박근혜 정부의 권력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강학파의 핵심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이다. 위스콘신대 출신은 최경환, 유승민, 안종범, 강석훈 의원 등 4인방이다. 2007년 대선 경선 때부터 공을 들인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멤버들도 폭넓게 박 당선인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대우경제연구소, 이혜훈 최고위원이 주축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통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이 정책통이라면, 정치적으로 박 당선인의 주변에는 ‘원조 친박’, ‘신 친박’ 등이 지근거리에 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이명박 정부의 인사난맥상에 대해 상당한 비판을 하고 있는 데다, 대탕평을 통한 국민 대통합을 국정운영의 제1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그룹이 권력의 전면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 당선인은 20일 첫 일성으로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대결과 갈등을 빚어 왔던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지역, 성별, 세대를 골고루 등용하겠다”고 했다. 탕탕평평(蕩蕩平平)에서 비롯된 대탕평(大蕩平)은 ‘시비나 논쟁 따위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공평하다’는 뜻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당선 초 화합 인사를 다짐했다. 그러나 끝내 못했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는 역대 최악으로 평가된다.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 출신), 강부자, 영포라인은 MB정부의 대명사처럼 따라다녔다. 인사 실패는 권력 부패로 이어졌고, 대통령은 레임덕에 허덕였다.

박 당선인의 용인술(用人術)은 신뢰를 가장 중시해왔다. 1998년부터 15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이재만, 정호성 전 보좌관, 안봉근 전 비서관의 경우에서 보듯 일단 한번 맺은 인간관계는 소중하게 생각한다.

전문가들은 ‘정치인 박근혜’와 ‘대통령 박근혜’의 스타일은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적 관계에 치우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를 지지한 48%, 1469만표의 민심을 읽어야 한다는 것도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을 포용하지 못하면 반쪽 대통령, 집권 6개월 만에 조기 레임덕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대탕평’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당선인 핵심측근은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인사에서도 원칙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박 당선인이 비공식 라인보다는 공식 라인을 중요시한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평소 신중한 성격인 박 당선인은 측근들이 추천한 인사들을 놓고, 홀로 고민하고 결단을 내리는 스타일이라는 점도 이들 신(新)권력의 힘이 역대 정권의 권력에 못 미친다는 얘기들도 있다. 한 측근은 “측근들로부터 후보군 리스트를 받되 자료를 근거로 혼자 고르고 결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약속은 꼭 지킨다는 박근혜 식 정치 스타일, 그중에서도 인사 대탕평은 조만간 구성될 인수위원회, 국무위원 임명에서부터 시험대에 오른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수위원장부터 중립, 경우에 따라서 진보 인사를 영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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