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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극적인 등장ㆍ깔끔한 퇴장’ 문재인
등장은 극적이었고, 퇴장은 깔끔했다. ‘박근혜 대세론’을 막을 야권의 기대주로 정치권의 깜짝 스타로 등장했던 ‘신사 문재인’은 대선 패배 직후 차기대선 불출마와 조력자 역할을 자임하면서 무대위에서 내려왔다. ‘당신이 남긴 숙제’는 진보진영의 몫이 됐다. ‘현자(賢者)’는 ‘진퇴(進退)’를 안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지난 20일 캠프 해단식에서 “개인적인 꿈을 접는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이다. 그는 또 “세 번째 민주 정부를 만들어 내는 일을 반드시 성취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문 후보는 치열하게 경쟁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협력과 성공’의 덕담도 잊지 않았다.

문 후보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민주당을 돕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통합당과 함께 한 시민사회, 국민연대, 우리쪽 진영 전체가 더 역량을 키워나가는 노력들 앞으로 하게된다면 저도 거기에는 늘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문 전 후보가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향후 그가 민주당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한 평가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한 평가가 ‘친노 책임론’으로 흐를 경우 그의 입지는 급속히 위축될 수 있다. 반면 낮은 당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역대 대선에서 두번째로 많은 1460만표를 획득한 ‘패배한 용장’으로 평가된다면 그의 의지와는 별개로 당내 영향력은 당분간 유지될 공산도 크다.

그는 또 해단식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도 있었지만 여전히 결과는 2% 부족했다”며 “우리가 노력하는 동안 저쪽도 우리 못지 않게 노력했고 결국 2% 정도 부족한 차이가 있었다. 그 부분을 어떻게 성찰하고 앞으로 해결할지 그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이번 대선을 총평했다.

패배의 원인에 대해 그는 ‘친노의 한계’, ‘민주당의 한계’, ‘진영의 논리’ 등을 들었다. “친노는 저를 공격하기 위한 프레임”(민주당 경선 TV토론회)이라며 ‘친노’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던 문 전 후보의 모습을 기억한다면 대선 패배 후 그가 사용한 ‘친노’라는 단어는 다소 파격적이다. ‘친노’를 자신의 단어로 사용한 것이기 때문.

민주당 자체의 한계를 언급한 것은 시민사회 등이 가세한 더 넓은 규모의 ‘국민연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그는 ‘진영 논리’라는 단어로 중도층 흡수에 스스로가 너무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반성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문 전 후보는 이날 해단식에서 시종 잔잔한 미소로 캠프 관계자들의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눴다. 일부에선 ‘권력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던 대선 초반의 ‘그때 그사람’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평가도 내놨다.

홍석희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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