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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바호 · 노르딕…할머니 품처럼 따뜻하다
보는 것만으로도 푸근한 인디언풍 스웨터…금빛자수·꽃장식 화려한 바로크풍 재킷…
북유럽 풍광 재현한 노르딕패턴·체크패턴은 두꺼운 겨울 패딩에도 생기를




겨울엔 따뜻하게 입는 것만큼, 따뜻한 걸 보는 것도 중요하다. 피부에 와닿는 체감 기온뿐만 아니라, 눈과 마음을 녹여주는 심리적 온도도 존재하기 때문. 마음의 온도를 높이는 데에는 훈훈한 ‘겨울 패턴’ 만한 게 없다. 패턴 속에는 눈도 있고, 순록도 있고, 할머니도 소녀도 들어있다. 그뿐 아니다. 바로크 시대를 담아내기도 하고, 북미 원주민의 삶도 들어가 있다. 한 마디로 온 세상을 다 담았다. 올겨울 시즌엔 더욱 화려해진 패턴이 니트뿐만 아니라, 코트와 패딩에까지 진출했다. ‘패턴의 기본’이 되는 체크무늬부터 인디언, 바로크, 노르딕 패턴들이 단조로운 겨울 옷차림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3도는 오르는 기분이다. 



▶할머니처럼 푸근하고 소녀처럼 풋풋한 인디언(나바호)패턴=인디언풍 스웨터는 오래된 할머니의 옷처럼 푸근하다. 여기에 소녀처럼 풋풋한 감성도 느껴지는 것도 ‘반전’매력이다. 보통 인디언 패턴이라고 불리는 이 친근한 무늬는 본래 미국 뉴멕시코ㆍ애리조나 주에 사는 원주민을 일컫는 말인 ‘나바호’에서 왔다. ‘나바호 패턴(Navajo Pattern)’ 또는 ‘아메리칸 인디언 프린트(American Indian Print)’라고 부르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북미 원주민들의 전통 문양이다. 

왼쪽부터 매그앤매그, 에잇세컨즈, 스데이아일랜드, LAP 제품.

 세계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뉴욕의 편집숍 ‘오프닝 세레모니’는 인디언풍으로 유명한 의류브랜드 ‘팬들턴(pendleton)’과 함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인디언들의 소박한 정서가 느껴지는 패턴들이 울 재킷, 머플러, 스커트 등에 펼쳐진다.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하다. 오랜 세월에 걸쳐 내려온 문양이라는, 이른바 ‘빈티지’ 감성이 덧씌워지는 덕이기도 하다.

유명 디자이너들도 종종 이 패턴에 푹 빠지곤 한다. 최근 국내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 프랑스 디자이너 이자벨 마랑도 지난해까지 꾸준히 런웨이에 나바호 패턴을 새긴 의류를 올리곤 했다.

국내 브랜드에서도 조금 단순화한 나바호 문양을 찾아볼 수 있다. 매그앤매그에서 선보인 나바호 스웨터는 울과 나일론 혼방 소재로 착용감이 부드럽고, 색감이 경쾌해 스커트나 청바지 등 어떤 아이템과도 잘 어울린다. 제일모직의 SPA(제조ㆍ유통 일괄형)브랜드 에잇세컨즈에서도 이번 시즌 다채롭게 변주된 나바호 문양 니트와 외투를 출시했다. 


▶이게 요즘 ‘대세’ 화려한 바로크 패턴=바로크 패턴은 지난가을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문양이다. 바로크는 17~18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예술 양식으로 복잡하고 정교한 게 특징이다. 복식에도 영향을 미친 바로크 양식은 ‘불규칙하게 생긴 진주’라는 뜻답게, 화려한 장식과 색상, 구불구불한 패턴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바로크 양식이 2012년에 되살아났다.

바로크의 부활은 런웨이 위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 모스키노가 선보인 한땀 한땀 수놓은 금빛 자수와 꽃 장식은 17~19세기 귀족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로맨틱한 바로크 시대의 재현이다.

리얼웨이에서도 바로크 시대는 계속된다. 발빠르게 트렌드를 흡수하는 SPA 브랜드도 저마다 바로크 문양의 니트와 외투, 재킷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랩(LAP)에서는 독특한 안감 배색과 멋스러운 바로크 무늬를 새긴 롤업 재밋을 선보였다. 겉옷의 화려함을 고려해, 기본적인 니트와 함께 입으면 잘 어울린다.

▶겨울 단골손님…노르딕 패턴=겨울엔 노르딕 패턴을 빼놓을 수 없다. 눈꽃과 사슴, 침엽수로 대표되는 노르딕 패턴은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 기원을 뒀다. 주로 북유럽에서 볼 수 있는 풍광을 기하학적인 무늬로 재현한 것. 노르딕 패턴은 주로 니트 등에 활용된 패턴인데, 최근엔 두터운 겨울 외투에까지 새겨져 눈길을 끈다. 


특히, 다운재킷이나 패딩 외피에 새겨진 노르딕 문양은 브랜드 로고만 가리면 ‘똑같은 옷’이 범람하는 요즘 같은 때에 더욱 개성적으로 보인다. 써스데이아일랜드에서는 노르딕 문양과 자가드 패턴을 섞은 롱다운 점퍼를, 톰보이는 패딩 블루종에 눈꽃 무늬를 새겼다. 감색 바탕에 하얀 눈꽃이 이제 막 피어 오른 듯 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고급스러운 멋…패턴의 강자 체크무늬=사실, 패턴하면 계절에 관계없이 체크부터 떠오른다. 체크 패턴은 두 가지 이상의 컬러 조합으로 세련미와 함께 율동감을 전한다. 선의 굵기와 간격으로 그 정도를 조절한다는 것도 매력이다.

올겨울에는 슈트 재킷뿐만 아니라, 패딩 점퍼와 두툼한 겨울 코트에서도 다양한 체크무늬를 볼 수 있다. 올록볼록한 패딩 재킷의 양 팔 부분에 들어간 체크 패턴은 자칫 칙칙해지기 쉬운 겨울 패딩 점퍼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국내 남성복 브랜드 ‘헤리토리’에서도 스코틀랜드 양치기들이 입던 패턴에서 유래된 ‘셰퍼드(양치기) 체크’ 패딩을 선보였다. 10대가 선호하는 아웃도어브랜드 점퍼착용을 부담스러워하는 30대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사진제공=헤리토리ㆍ에잇세컨즈ㆍ모스키노ㆍ매그앤매그ㆍ톰보이ㆍLAPㆍ써즈데이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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