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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 선택 박근혜> 끝내 朴 외면한 2030
30%대초반 득표 저조한 성적표
청년공약·스킨십 모두 무위로

안보이슈 등 과거 답습에 반감
시대정신 읽지못한 한계 과제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0월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청년이 바라는 지도자 쇼’ 행사에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모자가 달린 흰색 티셔츠와 직접 산 빨간 워커도 곁들였다. 박 당선인이 정치를 시작한 후 공개석상에서 청바지를 입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엔 청바지 차림으로 말춤까지 추며 2030 세대와의 스킨십을 위해 노력했다.

박 당선인의 절실한 구애에도 2030 표심은 끝까지 냉정했다. 이번 18대 대선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 당선인은 20대로부터 33.7%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30대에선 20대보다도 낮은 33.1%의 득표를 얻는 데 불과했다. 20대와 30대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각각 65.8%, 66.5%를 얻은 것과는 대비되는 성적이다.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으로 51.55%의 지지율로 과반 득표에 성공했지만 미래세대인 2030 세대는 품에 안지 못한 셈이다.

‘반값 등록금’을 비롯해 ‘청년특별위원회’ ‘늘ㆍ지ㆍ오(일자리를 ‘늘’리고, 기존 일자리는 ‘지’키고, 일자리의 질은 ‘올(오)’리겠다)’는 각종 당근책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박 당선인이 미래 세대를 품지 못한 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지목되고 있다.

우선 박 당선인의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과거’의 이미지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새누리당과 박 당선인은 줄곧 북방한계선(NLL)과 안보 관련 이슈로 정국을 타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2030 젊은 세대는 이 같은 행보에 ‘과거를 답습한다’는 아우성을 보냈다.

‘안철수 현상’이 이번 대선 내내 핵심 키워드로 나오게 된 시대정신을 읽지 못한 셈이다. 과반 득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시대정신에 둔감했던 것이 아니냐는 반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당 안팎에서는 박 당선인 본인이 느끼는 2030세대와의 거리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50대 이상 유권자들과 만나면 ‘물 만난 물고기’처럼 능숙하게 악수를 건네는 박 당선인이 젊은 유권자 앞에선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이곤 했다. 박 당선인이 지난 8월 여대생들과 팥빙수를 시켜놓고 던진 농담도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2030의 감성코드에 좀처럼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 같은 2030 세대와의 괴리감을 청년 인재 등용, 각종 공약과 이벤트 마련으로 차츰 줄여나간다는 복안이다.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유세에서 약속한 ‘청년특별위원회’ 신설이 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이날 “정부부터 젊고 실력있는 인재를 발탁해 유능한 정부를 만들고, 청년특별위원회를 통해 대통령이 직접 청년 정책을 챙기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당 국민대통합위원회 산하의 ‘세대통합본부 2030 미래개척단’ 인사들도 각종 정책을 제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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