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은행-저축銀, 연계영업 대출 실적 ‘저조’…실효성 ‘의문’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시중은행에서 저축은행의 대출상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한 ‘연계영업’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고사 직전인 저축은행업계에 새로운 영업활로가 될 것이란 금융당국의 예상과 달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계열 KB국민은행과 KB저축은행이 연계영업 대출상품으로 지난달 26일 출시한 ‘KB원스탑론’은 18영업일 동안 취급 실적이 5건에 불과했다. 대출금리는 연 8.5~19%로 비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보다 금리가 낮다.

지난 2일부터 하나금융 계열 하나ㆍ외환은행에서 안내받을 수 있는 하나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더마니론’도 한자릿수에 미미한 실적을 나타냈다. 연 10%대 중금리를 제시했지만 찾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연계영업 상품이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아 홍보가 부족하고 시중은행은 상품 소개만 해주는 정도”라면서 “전산이 구축되고 시중은행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 실적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은행이 같은 계열인 신한저축은행은 물론 비계열인 동부 및 한신저축은행과 연계영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관련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 계열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연계영업 전략을 아예 후순위로 미뤘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중금리’ 상품을 적극 유도했지만 이미 햇살론, 미소금융 등 비슷한 금리대의 서민금융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연계영업으로 대출모집수수료를 절감해 연 10%대 대출상품을 내놨지만 역마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계영업으로 아낄 수 있는 대출모집수수료는 한계가 있는데다 고객들이 중금리 상품에 몰릴 경우 역마진은 막을 수 없다”면서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도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이 쉽게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가령 꾸준히 시중은행과 거래하던 고객에게 막상 금리가 연 10~30%인 대출상품을 제시한다면 거부감부터 들 것이란 얘기다. 아울러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파는 시중은행의 평판도 부정적으로 바뀐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많이 파는 시중은행은 평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시중은행 내부에서도 고금리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