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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유통가 강타한 분야별 인기상품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불황을 상징하는 말은 ‘립스틱 효과’다. 화사한 의류나 화장품을 마음 내키는대로 사기엔 부담스러워서 간단한 립스틱 하나로 만족한다는 소비 심리다.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올해 유통가에서 통한 상품들은 비단 립스틱만은 아니었다.

실속 위주의 저가 상품들은 나오기만 하면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유명인들이 걸치고 나온 상품은 불황에도 아랑곳 않는 인기를 누렸다. 좀처럼 유통가의 주역으로 등장하지 않던 젊은 소비자들이 독특한 감성을 지닌 상품에 열광하면서 ‘젊은 상품’을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반값도 안되는 특가 제품 날개돋힌 듯=불황엔 무엇보다 가격이 소비자들의 심리를 움직였다. 무조건 싼 제품 보다는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놓고 비교했을 때 반값, 3분의 1값에 달하는 특가 제품들이 매진을 이어갔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웅가로, 다반 등 브랜드에서 나온 100% 캐시미어 코트를 40만원대에 판매하면서 1780장 완판 기록을 세웠다. 가볍고 따뜻한 고급소재인 캐시미어는 코트로 만들 경우 120만원대 이상으로 가격이 형성되는게 보통이다. 고급스런 품질과 기존가의 3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가격이 만나 백화점에 사람 들 일 없는 불황기에도 히트상품을 낳았다.

이마트에서는 지난 1월 판매했던 프리미엄 도자기세트인 ‘영국 처칠 디너세트’가 불황기 주부들의 초저가 수요를 채워준 대표적인 히트상품이다. ‘처칠 디너세트’는 헤롯 등 영국의 고급 백화점과 도자기 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유명 상품이지만, 국내에는 정식 매장이 없고 온라인을 통해서만 20만~30만원대에 판매돼왔다. 이마트는 이 디너세트를 시중가의 20~25%에 불과한 4만8000원에 판매해 2달만에 준비 물량 6600세트를 모두 팔았다.

롯데마트에서도 반값 상품의 대표주자 ‘통큰상품’이 올해 소비 트렌드를 이끌었다. 지난 9월 출시했던 ‘통큰 압력밥솥’은 기존 제품보다 30% 저렴한 가격(19만9000원) 덕분에 판매 시작 1주일 만에 1500여개가 팔려나갔다. 롯데마트에서 비슷한 사양의 밥솥 중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의 월 판매량이 40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1주일만에 일반 밥솥의 4개월치 판매량을 통큰밥솥이 올린 것이다. 통큰밥솥은 롯데마트 전체 압력밥솥 판매량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유명인 손길 거치면 순식간에 히트상품 등극=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달까지 전 점 기준으로 액세서리 브랜드 판도라의 제품이 406.8%라는 경이로운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고소영 등 유명 연예인들이 판도라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판매가 급증한 것이다.

스포츠브랜드 휠라의 ‘골드패딩’은 수영선수 박태환과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를 모델로 기용해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롯데백화점에서 올 겨울 휠라 ‘골드패딩’은 1만2000장이 전량 판매됐다.

홈플러스에서는 연예인 효과 덕분에 PB담요가 최단시간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10월 1일 입고됐던 PB담요는 10월 말에 걸그룹 포미닛의 멤버 현아가 사인회 현장에서 이 제품을 걸치고 나오면서 일명 ‘현아담요’라는 별칭으로 인터넷 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11월 첫째주에 1차 주문 분량이었던 1만5000개가 완판됐다.


▶가벼운 양주부터 기능성 냉장고까지…‘젊은 상품’ 빛났다=40~50대나 찾던 양주가 올해는 20~30대로 그 소비층이 옮겨가며 시장의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양주 시장에 20~30대 소비층을 끌어온 주역은 클럽에서 혼합주 원료로 인기를 끈 ‘예거마이스터’였다. ‘예거마이스터’는 이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양주 1위와 3위(용량별)를 모두 차지하면서 월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젊은 소비자들의 영향력은 온라인몰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G마켓에서는 스마트패드 액세서리 구매가 지난해보다 525%나 급증하며 히트상품에 올랐다.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패드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관련 상품 수요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와인냉장고나 화장품냉장고 등 기능성 냉장고도 G마켓에서 올해 판매량이 196% 늘었다. 제품 출시 초기에는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생겼지만, 최근에는 혼수나 결혼선물로 그 수요가 증가했다.

젊은 소비자층의 약진이 슬픈(?) 결과를 낳기도 했다. 탈모 시장의 확산이 그 결과다. 스트레스와 다이어트 등으로 젊은 소비자층에서도 탈모 환자가 늘면서 G마켓에서 탈모관리 샴푸나 두피영양제, 흑채 등 관련상품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68%나 증가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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