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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소주 1병에 맥주 2병 ‘벌써 구식’ …순~한 ‘맥주 칵테일’ 새 주인공
폭탄주도 트렌드가 있다
‘섞어야 제맛’이라며 주점에서 ‘소주 한 병에 맥주 둘’을 주문하던 주당들은 서서히 설 자리가 없음을 인지하고 있다. 물론 ‘소맥(소주+맥주)’폭탄주는 특유의 부드러운 맛 덕분에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위스키 알잔을 맥주잔에 넣고 그 위에 맥주를 물처럼 붓던 ‘양폭족(族)’의 자취를 찾기 힘들게 된 건 주당들의 의지가 아닌, 저도주를 선호하는 시대 흐름이다.

두 종류 이상의 술을 섞는 이른바 ‘폭탄주’의 유래에 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검사 시절 시작했다고도 하고, 한화그룹이 다이너마이트 국산화에 성공한 걸 자축하는 자리에서 맥주에 양주를 넣어 마신 데서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다. 모두 ‘양폭’을 거론하는 것이다. ‘양폭의 시대’는 2000년 중반까진 이어진 걸로 봐도 무리 없다. 충성주, 수류탄주, 회오리주 등 제조방법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가지치기를 했다.

이후엔 ‘소폭’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소폭’의 알코올 도수는 9% 정도로, ‘양폭’의 10.35%보다는 약간 낮다. 맥주인 ‘카스’와 소주 ‘처음처럼’을 섞으면 톡 쏘면서도 목넘김이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아 ‘카스처럼’이라는 이름으로 ‘소맥계’를 평정했다. 일부에선 ‘카스처럼’에 손바닥 가격 기술을 접목해 ‘소프치노’라는 이름의 ‘소맥’을 즐기기도 한다. ‘카스’에 ‘처음처럼’을 담은 뒤 순간적인 손바닥 힘으로 맥주잔을 두어 차례 내리치면 카푸치노처럼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설명.

2010년 즈음엔 전통의 막걸리를 활용한 부드러운 ‘폭탄주’가 유행하기도 했다. 막걸리와 소주, 사이다를 적정비율로 섞은 ‘막소사’가 주인공. 웰빙주인 막걸리가 대유행을 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히트상품이었다.

홍초 음료가 폭탄주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식초의 초산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다. 대상은 이에 따라 소주 한 병에서 한 잔을 덜어내고 미니홍초 한 병을 넣는 ‘홍익인간주’, 소주잔에 홍초를 가라앉게 만드는 ‘고진감래주’ 등을 홍보하는 브로셔를 제작하기도 했다.

최근엔 저도주 바람을 타고 맥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주목할 만한 건 ‘양폭’ ‘소폭’과 달리 이들 혼합주는 의무적으로 마시는 게 아니라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즐기는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코로나리타<사진>’가 대표적이다. 데킬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인 마가리타에 맥주 코로나를 통째로 잔에 거꾸로 담아낸 것이다.

이 밖에 젊은이들은 위스키를 포함한 증류주에 탄산수, 진저에일, 토닉워터 등을 넣고 희석시켜 만드는 ‘하이볼’이나, 예거밤이란 독일 술 ‘예거마이스터’와 에너지 음료를 섞은 ‘예거밤’을 자주 찾고 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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