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또 법정싸움 벌이는 삼성ㆍLG 디스플레이... 왜?
[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 디스플레이업계 맞수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양 그룹간 해묵은 경쟁심에 디스플레이 업계의 상황, 애플과의 관계, 차세대 제품의 출시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예년보다 훨씬 사납게 으르렁 거리는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에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를 상대로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측은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가 LCD 패널특허 4건과 제조공정특허 1건, 모듈·구동회로특허 2건 등 자사의 LCD 핵심기술 특허 7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사가 법정을 오가며 싸우는 것은 올들어서만 크게 세번째다. 지난 4월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이 LG디스플레이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유출 파문이 벌어지면서 양사가 법정공방을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반대로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까지 더하면 현재 두 회사가 관계된 재판만 서울중앙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특허심판원 세 기관에서 총 5건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삼성-LG간의 자존심을 건 경쟁이야 늘 있어왔지만 올들어 양 디스플레이 회사가 벌이고 있는 공방은 예년에 비해 유독 거칠고 잦다. 그런데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앞선 두번의 소송제기 과정에서 양사간 감정이 많이 상했다. 특히 양사가 언론을 상대로 상대기업 최고 경영진의 도덕성까지 운운하면서 으르렁 거린바있어 전쟁을 지휘하는 양사 지휘관들의 심기가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다.

업계 자체의 상황도 양사가 예년보다 칼날을 세우게 만드는 이유다.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는 현재 구조조정의 시기다. 샤프로 대표되는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도태와 대만업체들의 부진속에 삼성-LG 양사만이 전진앞으로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 선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것이 양사 모두에 중요하다.

이와중에 시장 점유율 1위의 중요한 열쇠 쥐고 있는 회사가 애플이라는 점도 양사간 골을 깊게 만들고 있는 또다른 요인이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공방으로 양사간 부품거래가 끊기면서, 삼성이 차지하던 애플물량을 LG디스플레이가 대거 소화하는 상황이 지난 3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애플물량을 대거 수주한 것이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애플과 세기의 혈투를 벌이고 있는 삼성입장에서는 LG가 이뻐보일리 없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양에서 양사 모두 양산에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사실 양사간의 경쟁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대리전이기도 하다. OLED TV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차세대 스마트폰 등이 걸려있는 싸움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모두 관련제품들을 연내에 출시하겠다고 바람을 잡아왔지만, 패널 수율이나 제조과정의 문제로 의미있는 양산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양사의 대립에 대해 “차세대 제품의 양산이 지연되는 와중에 상대를 자극하고 기술적으로 앞서있는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여론전 성향이 사실상 강하다”고 봤다.

sw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