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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역세권개발 이대로 침몰하나…CB청약 통한 2500억원 자금조달 계획 실패
[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1ㆍ2대 주주간 갈등을 빚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자금 수혈 실패로 정상화가 늦어지게 됐다. 시행사인 드림허브 금융투자프로젝트는 12일 30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주배정 방식으로 2500억원 규모의 CB 발행 청약을 마감한 결과 주주들이 모두 청약에 참여하지 않아 실패했다고 밝혔다.

드림허브 지분은 코레일(25%), 롯데관광개발(15.1%), KB자산운용(10%),푸르덴셜자산운용(7.7%),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4.9%), 삼성물산(6.4%) 등 삼성그룹 계열사(14.2%), 건설업계(20%) 등의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코레일은 전날 경영전략회의에서 배정받은 625억원 규모 CB 청약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다만 2대주주인 롯데개발과 다른 주주들이 총 1000억원의 CB 청약에 나서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조원의 자금이 물린 상태에서 다른 주주들의동참 없이 공기업인 코레일만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2대주주인 롯데개발은 배정액인 377억원에 모두 청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민연금 자금을 위탁받아 이 사업 주주로 참여한 KB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 푸르덴셜 등 자산운용사들도 자금 투입에 난색을 표했다. 롯데개발의 관계자는 “지분율에 따라 배정받은 CB 청약 전액에 참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자금을 위탁받아 사모펀드로 개발사업에 참여한 만큼 추가 참여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또 2대주주인 롯데개발 측에 CB 청약 등 추가 자금수혈이 어렵다면 삼성물산으로부터 넘겨받은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45.1%)을 넘기라고 압박했다.

코레일은 해당 지분을 인수해 지분율을 75%로 끌어올려 AMC를 직접 경영, 용산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2대주주인 롯데개발은 주주로서 사업을 계속 추진할 능력이 없다면 AMC의 지분을 코레일에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CB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실패함에 따라 드림허브는 당장 부도를 맞는 것은 아니지만 재차 자금난에 봉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드림허브의 현재 잔고는 185억원에 불과해 17일 종합부동산세 59억원과 금융이자 144억원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 따라서 내년 1월 중순까지 버티기 쉽지 않을 것으로 주주들은 보고 있다.

드림허브는 일단 주주배정과 제3자 배정 방식의 CB 발행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논의해 이른 시일내에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CB 발행에는 실패했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을 반드시 정상화시켜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주요 주주들이 사업 정상화를 위해 현실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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