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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美에 금융상품시스템 수출이 꿈”
ETF 자동분할매매 특허…조영호 우리투자證 과장
금융회사간 상품 베끼기 만연
“특허 활성화·성과보상 절실”



“스마트인베스터는 종목 선택이 어렵고 주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기본 콘셉트로 합니다. 종목이 아닌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지고 분할매수하기 때문에 종목 소외를 받지 않고,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우리투자증권의 ETF 자동 분할매매 시스템인 ‘스마트인베스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들어 계좌 1만2000개가 신규 개설됐고, 약정형 서비스에 이어 펀드와 랩 상품까지 연이어 출시되면서 합계 누적 잔고가 4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3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코스피가 2050이었을 때 이 상품에 가입했다. 지수는 그동안 4%가량 하락했지만, 현재 이 회장의 스마트인베스터 계좌 수익률은 8%대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대비 12%포인트 초과 수익을 낸 셈이다.


이 대박 금융상품은 회사의 지시가 아닌 한 직원의 자발적인 연구와 특허 취득을 통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우리투자증권 신사업전략부 조영호(34·사진) 과장이다. 조 과장은 2003년 영업점에 배치받은 지 얼마 안돼 스스로의 고민 끝에 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학 다닐 때부터 투자에 관심이 많아 주식동아리 등 여러 활동을 했습니다. 주식으로 집을 구할 정도로 많은 돈을 벌어봤고, 번 돈을 모두 잃어본 적도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일반적인 개별종목 매매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끼게 됐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개별종목이 아닌 지수 추종 ETF로 매매하는 것이었다. 또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방법으로 다른 상품이 사용하는 시간 분할매매가 아닌, 가격 차를 이용한 분할매매 기법을 적용했다. 목표수익률을 정해놓고 지수가 빠지면 많이 매수하고 지수가 오르면 적게 사는 방식이다. 원래부터 특허까지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2007년 영업점에서 우연히 특허 관련 박사인 고객을 만나면서 금융상품도 특허를 받을 수 있다는 조언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변리사와 함께 작업한 끝에 이듬해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

“제조업은 직무발명이 보편화해 있지만 금융회사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금융회사 간 무분별하게 남의 것을 베끼기만 하고 연구ㆍ개발이 없죠. 앞으로 금융 분야도 특허가 활성화해야 하고, 그에 대한 성과보상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꿈도 범상치 않다. “미국 ETF 시장은 어마어마할 정도로 큽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에 금융상품 시스템을 수출해보는 것입니다. 분명히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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