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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바람’과 ‘디테일’의 전쟁...누가 더 쎌까
큰 바람과 디테일의 전쟁이 시작됐다. 뒤쫓는 입장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수도권과 PK지역에 다시한 번 ‘안풍, 단일화 바람’을 불러온다는 전략이다. 반면 근소하나마 수성의 자리에 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작지만 치명적인’ 상대방의 약점 파고들기로 남은 부동층 흡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11일 새누리당은 아침부터 문 후보 아들의 부정취업 의혹과 문 후보 본인의 부산저축은행 사태 관련 의혹을 집중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잇달아 가졌다. ‘서민’ 이미지를 강조해온 문 후보에게 날리는 잔주먹이다. 전날 같은 당 캠프 정치쇄신특위 안대희 위원장이 “앞으로 새로 나오는 대선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는 흑색선전”이라며 양당에 자제를 제안한지 하룻만에 시작된 의혹 성토인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작은, 세밀한 의혹 제기, 즉 ‘디테일 전략’은 그 자체로는 잔주먹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쌓이고 쌓여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차 TV 광고전 직후 펼쳐젔던 문 후보의 ‘고가 의자’, ‘안경테’, 그리고 ‘자켓’ 논란이 가져다 준 충격파로 상대적으로 지지율에서 이득을 봤던 경험의 재현을 노린 것이다.

반면 박 후보 본인과 선대위 핵심 인사들은 의혹 제기와 거리를 둔 채, 민생을 앞세운 세밀한 공약에 무게를 뒀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항공편으로 제주를 찾아 서귀포광장, 제주 동문재래시장, 제주시장 등을 돌며 지역 관심사인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제주해군기지 민군복합관광미항 건설, 제주도 동북아허브 육성 등 지역 발전공약을 거듭 강조했다.

또 저녁에는 중산층과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대규모 유세를 갖고, 자신의 중산층 복원 공약과 이를 뒷받침하는 복지, 신용회복 정책 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공약의 세밀함과 정교함으로 남은 부동층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오겠다는 ‘디테일 전략’인 셈이다.

이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큰 바람’에 주력했다. ‘떠나간 안철수 표’를 한번에 회수하는데 당력을 집중한 것이다. 구체적으론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사퇴 이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로 돌아선 인사들이 핵심 공략 대상이다.

문 후보측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시간이 없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바뀔 가능성이 있는 안 전 후보 지지자를 문 후보로 돌려오는 것이 핵심이다. 선거 전략도 이부분이 초점”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측은 이같은 전략이 두배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 후보 지지율을 낮추는 동시에 문 후보측 지지율이 올라가는 ‘곱배기 전략’이라는 게 문 후보측 판단이다.

안 전 후보와의 동행 유세 횟수도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늘려나갈 계획이다. ‘각개약진’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유세 도중 잠깐씩 만나는 ‘번개’ 횟수를 늘려나가는 식이다. 안 전 후보가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지 않아 마이크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TV카메라와 언론에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함께 손을 맞잡는 장면을 자주 노출 시켜 유권자들의 인식 속에 ‘안철수=문재인’ 공식을 각인 시키는 전략이다.

지역적으로는 ‘경부선 벨트’가 전략지로 꼽힌다. 문 후보의 향후 1주일 동선도 이 부분에 집중된다. 문 후보측 노영민 비서실장은 “수도권과 충청권, 부산경남(PK)을 잇는 경부선 벨트가 전략 요충지”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11일 경기 북부를 둘러보는 유세를 시작으로 대전 충청권과 수도권 남부 지역, 부산과 경남 울산 창원에서도 남은 유세 기간을 집중적으로 할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젊은 층 유권자들을 향한 투표 독려 운동도 함께 병행한다. 문 후보는 공식 선거 운동 이후 현재까지 10곳 이상의 대학을 돌며 집중적인 투표 독려 유세를 진행 중이다. 박 후보가 전북대학교 단 한곳에서만 선거유세를 펼쳤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문 후보측은 투표율과 관련 ‘68%’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문 후보측이, 이하면 박근혜 후보가 유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 후보측은 여론조사 실시가 금지되는 오는 13일 이전까지 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1%내로 좁힌다는 전략이다. 대선 ‘박빙’ 구도가 결국 투표율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정호ㆍ홍석희ㆍ조민선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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