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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ㆍ安 이틀째 따로따로.. 공동유세의 딜레마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11일 수도권 일대를 돌며 유세를 이어갔다. 문 후보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는 이날 서울 시내 대학가를 찾아 투표를 독려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공동유세를 펼 수 있는 지근거리에 있으면서도 이들은 일부러 개별일정을 잡았다. 지난 7일 부산ㆍ9일 군포에서 ‘문ㆍ안 공동유세’의 파괴력을 실감했으면서도 굳이 ‘따로따로’ 행보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安에 묻힐까 두려운 文

문 후보는 9일 군포시 공동유세에서 “저와 안 전 후보가 손을 잡는 순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 공동유세에는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에도 주최 측 추산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문 후보 측 관계자들도 “현장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안 전 후보의 이같은 대중동원력이 문 후보에게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이 요즘 흘러나오고 있다. 안 전 후보에 가려 정작 문 후보가 빛을 발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안 전 후보는 사퇴 후에도 가는 곳마다 수천명의 시민들을 몰고다닌다. 지난 10일 광주서구에서 펼친 유세에는 살을 에는 추위에도 2000여명이 몰렸다. 20~30대 젊은층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안 전 후보의 얼굴을 보기 위해 까치발을 든다.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조차 “거리유세만큼은 박 후보와 안 전 후보의 2자대결”이라고 했을 정도다.

지난 9일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산본역 앞 유세에서도 문 후보보다 안 후보를 보러 왔다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대학생인 김미하씨(23)는 "일전에 문 후보가 유세오기로했다가 갑자기 취소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는 지금보다 거리가 많이 썰렁했다"고 전했다. 안 전 후보와 문 후보가 공동유세를 마친 후 각자 퇴장하는 길에서도 안 전 후보 쪽으로 달려든 인파가 훨씬 더 많았다.

문 후보 측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독자일정을 잡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문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안 전 후보와의 공동행보도 중요하지만 문 후보의 정책과 신념도 알려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독자 기자회견과 지방순회, 정책발표 등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지층 설득해야 하는 安

공동유세에 대한 딜레마는 안 전 후보 쪽이 더 깊다. 안 전 후보는 9일 대선후보의 수도권 최대 격돌현장인 광화문 유세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안 전 후보 측은 문 후보의 강북 유세 일정을 확인하고 일부러 강남 일정을 짰다. 같은 서울 내에서도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신경을 쓴 것이다.

문 후보에 대한 안 전 후보 측의 ‘선긋기’는 독자유세에서도 여전하다. 안 전 후보는 9일 민주당 유세차 옆을 지나면서도 차량에 오르지 않고 1m 높이의 단상에 올랐다. 10일 전북대 실내체육관 앞에서도 계단에 올라 유세를 했다. 안 전 후보는 마이크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안 전 후보 측은 “선거연설원으로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선거법상으로는 선거사무원인 안 전 후보의 허영 비서팀장이 연설자로 지정하면 바로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할 수 있다.

안 전 후보 측은 이같은 유세방식에 대해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을 설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을 갖고 하나가 돼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안 전 후보 측 캠프 내에서도 문 후보 지원을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해체됐지만, 캠프 지지자 상당수가 ‘안 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배수진까지 치고 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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