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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대출증가율, 금융위기 수준으로 줄어든다
투자감소, 부동산침체 여파로 내년 4%증가 그칠 듯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내년도 시중은행 대출증가율이 4%대에 머물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통상 은행들은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합친 비율보다 높은 대출증가율을 유지해야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해 기업 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침체에 따라 가계대출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내년 은행 수익 전망도 안갯 속이다.

11일 금융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도 시중은행의 대출증가율이 4%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은 2010년 3.8%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NH농협증권은 ‘2013년 은행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은행대출증가율은 4%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라며 “올해의 경우 2.5%가량의 성장에 그친 가계대출 부진을 기업대출(7.5% 성장)이 만회하고 있지만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락하는 등 국내외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기업대출 증가율이 내년에는 7%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위원도 “내년도 대출증가율은 4.9%에 머물 것”이라며 “이에 은행의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교적 긍정적으로 본 전문가들도 내년 은행 대출증가율이 5%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부진으로 기업대출 수요가 줄어든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수요 전망도 어둡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13년 은행업종의 원화대출금 증가율은 5.7%로 ‘GDP성장률+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하회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에 있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은행 대출 증가율 부진은 경기와 궤를 같이한다. 카드사태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 2004년 국내은행의 총대출 증가율은 4.3%를 기록했다가 경기가 회복되자 2005년 8.2%로 높아졌고 2008년에는 18.3%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대출 증가율은 1.8%로 급락했고 이후 2010년 4.3%, 2011년 8.3%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유로존 사태 및 미국 등 주요시장 경기악화 등으로 올해는 약 6% 내외의 대출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가계 및 기업의 사정은 그리 나아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자연히 내년 은행의 수익성도 크게 훼손될 것으로 보인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국내 은행산업은 대내외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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