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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힙합 필’ 충만하던 보드복, ‘스트리트’ 감성을 덧입다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눈이 오기도 전에 이미 스키장에 다녀온 사람들이 많다. 2007년 600만명을 넘어선 국내 겨울 스포츠 인구는 여전히 늘고 있고, 올해 스키와 스노보드 인구는 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키어는 점차 줄고, 보더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이에 발맞춰 보드의류업체가 속속 론칭하고, 보드 스타일링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대중문화 아이콘이었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풍성한 보드 점퍼와 바지를 입고 ‘프리 스타일’을 부른 이후 설원 위 보드 패션은 ‘힙합’이 대세였다. 몸에 착 붙는 스키어들의 복장이 뒤처져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엔 늘어나는 스노보드 인구만큼이나 다양해진 취향이 반영됐다. 특히 아웃도어 붐을 탄 보드복은 스키장 밖에서도 요긴하게 활용되며, 전통적인 ‘힙합 스타일’을 벗어나 최신 트렌드인 ‘스트리트 패션’ 감성을 덧입은 점이 눈에 띈다. 


▶보드복, ‘아웃도어 붐’ 타고 멀티 아이템으로 거듭나다=아웃도어 열풍에 등산복ㆍ등산화가 일상복화 되더니 급기야 도심 출근길에서도 종종 눈에 띄는 요즘이다. 설원 위라고 이 큰 흐름에 저항할 수 있을까. 이번 시즌 선보인 보드복을 살펴보면, 등산과 캠핑으로 대표되는 일반적인 아웃도어룩을 연상시키는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이 크게 늘어난 부분이 눈에 띈다.

정혜진 퀵실버록시코리아 마케팅실 대리는 “보드 마니아들은 보드ㆍ스키뿐만 아니라 등산ㆍ캠핑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성향을 보인다”며 “여기에 장기 불황까지 겹쳐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보드의류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또 “보드복과 스키복의 구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응용도가 높은 제품을 눈여겨보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등산과 캠핑 인구가 늘어나면서 기능성 아웃도어 의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수준도 높아졌는데, ‘고기능성’ 의류인 보드복은 더욱 진화했다. 절연 소재는 기본이고 통풍과 경량성에도 신경을 썼다. 일반 다운재킷보다 부피가 작으면서도 보온성은 더 뛰어나다.

디씨 슈즈(DC SHOES)에서는 올 겨울 의류업계 최대 키워드인 ‘초경량 재킷’을 보드복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힙합 필(Hip-hop feel)’ 벗어나 ‘스트리트 감성’을 덧입다=한때는 스노보드하면 ‘힙합’ 스타일로 통했다. 하지만 점차 보더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전체 패션 경향을 따라가면서, 핏(fitㆍ옷이 몸에 맞는 정도)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기존의 배기 팬츠(baggy pantsㆍ헐렁헐렁한 하의로 주로 ‘힙합 바지’로 불린다)에서 벗어나 몸의 실루엣을 살려주는 다양한 핏이 등장한 것.

일단, 상의는 품이 좁고 길어졌다. 정직한 일자 라인 혹은 허리를 잘록하게 잡아주는 디자인도 있다. 하의는 대부분 밑위 길이가 짧아서 골반에 걸쳐 입어야 하는데, 허벅지에서 무릎까지는 통이 좁고, 다시 무릎부터 발목까지 통이 넓어진다. 배기 스타일보다 날씬하고, 다리가 길어보이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핏과 디자인 변화는 최근 아이돌 그룹이 선보여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명 ‘거리 패션(street fashion)’의 유행을 반영한다. ‘런웨이’의 스피릿(spiritㆍ정신)은 풍성한 보드복을 입고 ‘프리 스타일’을 부른 서태지와 아이들, ‘힙합 전사’ 듀스에 있지만 ‘리얼웨이’의 스타일은 빅뱅과 투애니원의 패션을 연상케 하는 날렵한 핏감에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올 해 국내 공식 판매를 시작한 보드 마니아들의 ‘잇 브랜드’ 버튼(Burton)에서도 마치 힙합 가수의 옷 같은 넉넉한 핏의 점퍼와 함께,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인 ‘야상’ 스타일, 자유분방한 거리 패션을 표방한 카무플라주(군복에 쓰이는 무늬) 문양 보드복까지 선보인 걸 보면, 국내 스키장만의 트렌드는 아닌 듯싶다. 


▶파스텔 컬러, 화려한 프린트…‘튀는’ 액세서리로 화룡정점=설원은 그야말로 하얀 도화지다. 화려하고 밝은 컬러가 가장 돋보이는 건 당연지사. 형형색색 보드복은 상급자의 현란한 라이딩을 더욱 멋지게 연출해 주고, 초보자의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도 선호된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통통 튀는 형광색보다 약간 차분해진 색감의 보드복이 눈에 띈다. 하지만 패턴은 과감해졌다. 늘어나는 보드 인구만큼이나 보더들의 눈도 함께 높아진 것. 한마디로, 스타일링이 보다 ‘세련’되어졌다.

남성용의 경우,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블랙ㆍ카키 색상에 카무플라주(군복에 쓰이는 무늬) 등 과감한 패턴이 덧그려졌고, 블루ㆍ그린 등 시원한 느낌의 컬러가 다수 출시됐다. 여성용은 파스텔톤 컬러에 기하학 무늬나 꽃문양이 주를 이룬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프린트는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매력을 한층 고조시킨다. 


정혜진 퀵실버록시코리아 대리는 “그동안 튀는 색감의 보드복이 인기였다면, 이번 시즌에는 좀 더 자연스러우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컬러와 패턴이 대세다”고 전했다.

보드복의 채도가 낮아졌다고 해서 소품까지 이를 따르진 않았다. 보드복 스타일링의 화룡정점인 고글, 비니, 장갑 등 액세서리는 전보다 화려해졌다. 밝은 컬러나 과감한 패턴, 줄무늬,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힌 액세서리는 전체 스타일에 포인트를 준다. 라이딩 실력만큼이나 뽐내고 싶은 설원 스타일의 완성이다.

pdm@heraldcorp.com [사진제공=퀵실버록시코리아ㆍ디씨슈즈ㆍ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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