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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 놀이터?…보수 ‘SNS상륙작전’
트위터 분석사이트 ‘민심닷컴’ 1주일 언급량 들여다보니…
박근혜 68만건·문재인 64만건
“朴 지지” 노골적 키워드도 급증
서울시장 선거때와 180도 달라져

보수성향 트위터리안 활동 약진
부드러운 언어로 직접 호소
새누리 SNS전략 ‘판정승’



“이래서 종북자 무리들이 싫어요.”

자극적인 표현이다. 더구나 정치인, 또는 이름 모를 일반인이 아닌,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한 여성 연예인이 대선을 앞두고 트위터에 남긴 글이기에 그 파장은 컸다.

트위터의 반응은 의외였다. “무개념” 같은 비판이나 욕설만 가득할 것이라는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좌파가 정치발언 하면 ‘개념’이고 우파가 정치발언 하면 ‘논란’이냐?”, 심지어 “혜안이 있다” 같은 글들도 적지 않게 리트윗(RT)됐다.

트위터가 바뀌고 있다. ‘진보=개념, 보수=꼴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일단 언급 횟수가 달라졌다. 대선 트위터 분석 사이트인 ‘SNS민심닷컴’ 집계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언급량이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박 후보를 언급한 트위터 글은 68만건으로 64만회의 문 후보보다 많았다.

심지어 트위터 정치의 문을 연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사퇴한 26일 전후, 트위터는 ‘단일화’나 ‘문재인’이 아닌 ‘박근혜’와 ‘대선’을 말했다. 민심닷컴의 대선 키워드 집계 결과 안 후보 사퇴 이후 부동의 1위였던 ‘단일화’가 사라진 자리에 ‘대선’이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또 단일화와 연관 있는 ‘문재인’보다 ‘박근혜’라는 키워드가 더 많이 읽혔다.

이는 트위터의 위력을 정치판에 한껏 과시했던 1년 전 서울시장 선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선거일이던 26일,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는 하루 동안에만 4만5900여번 이름이 트위터에 오르내렸다.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3만9000여건에 불과했다. 두 사람의 트위터 언급 비율은 공교롭게도 당시 두 후보의 최종 득표율(박원순 53.4%, 나경원 46.2%)과 일치했다.

민심닷컴 관계자는 “진보적 트위터 사용자들이 많이 죽은 감이 있다”며 “반면 보수 트위터 사용자들은 계속 약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표면상 드러나는 리트윗 횟수, 또 의견 개진 모두 보수성향 이용자들의 활동이 대선을 앞두고 눈에 띄게 늘었음을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언급 횟수의 역전은 분위기도 바꿔놨다. 포털 ‘다음’이 집계한 지난달 30일 후보별 연관 검색어는 이런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하루 동안 대선과 관련한 키워드로 문 후보의 빌라, 상가 매매 논란과 관련된 ‘계약서’ 또는 ‘다운계약서’가 30% 넘게 나왔다. 또 고가 논란을 빚은 ‘의자’도 5.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박 후보에게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은 ‘청와대’ ‘이명박’ 또는 과거사 논란 등과 관련된 언급은 순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오히려 ‘박근혜 지지’라는 다소 노골적인 칭찬 키워드가 5.7%의 대선 키워드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런 변화는 SNS(소셜네트워크) 이용자층의 변화와 관련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검색솔루션전문업체 와이즈넛의 최종원 이사는 “소위 보수 쪽 트위터 양이나 블로그 카페 노출량이 상당히 많이 늘었다”며 “(지난 서울시장 선거 이후) 끈끈함이나 촘촘함 같은 것을 여권에서 많이 학습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40대와 여성에게 점잖고 부드러운 언어로 직접 호소한 새누리당의 ‘대선 SNS 전략’이 조국ㆍ김여진 등 ‘멘토단’의 발언을 2030 세대가 리트윗하는 민주당의 전술에 거둔 판정승인 셈이다.

최정호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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