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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 김용환> 해외 PF 강국을 꿈꾼다
“게으른 당나귀도 제 먹을 콩 실으러 가자면 얼른 따라 나선다”는 말이 있다. 인간의 이익 추구 본능을 동물에 빗대서 만든 속담일 게다.

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한비(韓非)도 “인간은 이익(利益)을 좇아 움직이는 동물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이다 못해 차가운 인간관을 지닌 사상가였다.

난세(亂世)에 살던 한비가 그 엄혹한 현실에서 깨달았던 가치관이 요즘 세계 곳곳의 해외 플랜트 현장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각국의 ECA(Export Credit Agency), 즉 수출입은행과 같은 공적수출신용기관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벌이는 수출지원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 해외 프로젝트의 대형화, 국제금융시장의 경색 등으로 발주방식이 ‘선(先)금융 후(後)발주’로 변화되면서 ECA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젠 대규모 자금을 직접 제공할 수 있는 ECA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가 사업성사의 중요한 관건으로 작용할 정도다.

지난해 전 세계 플랜트시장 규모는 8810억달러. 이 중 우리 기업들은 약 650억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누적액 기준으로 따지면 5000억달러가 넘는다.

한국인 특유의 끈기와 적극적인 시장개척 노력, 중동지역의 대규모 플랜트 발주, 그리고 전 세계적인 인프라 확충에 힘입은 덕택이다. ‘플랜트 강국 코리아’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도 이젠 시간 문제다.

해외 PF(Project Finance) 전체 금융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2358억달러 정도다. 이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유럽계 투자은행(IBㆍInvestment Bank)들이 금융위기 이후 신용등급 강등으로 금리경쟁력이 약화되고,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유동성 부족 등으로 시장 내 활동이 부쩍 약화되고 있는 추세다. 2010년 대출 순위 1, 2위를 기록했던 프랑스계 BNP파리바(BNP Paribas)와 크레딧에그리꼴(Credit Agricole)이 지난해엔 각각 7위와 3위로 밀려났다.

이에 반해 BTMU와 SMBC가 각각 1위와 2위로 올라서는 등 일본계 투자은행들은 상대적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외 PF에 대한 금융 자문과 주선 업무를 하기 위해선 경험(Experience), 명성(Reputation), 금융제공능력(Financial ability), 네트워크(Network), 그리고 업무지식(Knowledge) 등이 고루 요구된다.

수은은 지난 30여년간 해외 프로젝트 지원 경험과 40여개국에 걸친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프로젝트 발굴부터 금융자문ㆍ주선까지 효율적인 지원이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가미하기 위해 사업주, EPC, 사업 운영, 제품 구매 등 사업 전반을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적극 발굴하는 한편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금융자문 주선시장 참여가 어려운 국내 상업금융기관과의 협조융자도 활성화하려고 한다.

“이기는 군대는 승리할 상황을 만들어놓고 싸움에 임하고, 지는 군대는 전쟁을 일으킨 다음에 승리를 구한다.” 손자병법의 ‘군형편(軍形篇)’에 나오는 말이다. 해외 PF 전장(戰場)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고 있는 지금, 꼭 곱씹어봐야 할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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