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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특근해도 물량 못대…수출 하고싶어도…
K3 주력 생산기지, 기아차 화성공장 가보니…
400여가지 검사로 품질 자신


때마침 천장에 매달린 전광판에 ‘가동률 100%’가 찍혔다. 목표 316대에 실적 316대. 근로자 550명(야간 포함하면 두 배)이 컨베이어 벨트에 매달려야 하는 작업이다. 품질에 문제가 생겨도, 부품이 떨어져도, 아니면 아예 판매가 저조해도 도저히 달성이 불가능한 숫자다.

지난달 29일 찾아간 기아자동차 화성2공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있던 공장의 주말 특근도 네 번으로 늘어났다. 얼마만인지 모른다. 모두 K3 덕분이다. 10월에만 7500대가량이 팔렸고, 현재 밀린 주문만 4000~5000대에 달한다. 내수가 달려 수출은 언감생심이다. “화성공장은 지구가 아니다. 여기는 화성”이라는 김봉호 품질관리부장의 표현은 단순히 너스레가 아니었다. K3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우양훈 기아차 화성2공장장은 “자부심이 크다. 바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공장 분위기가 좋다”고 덧붙였다.

K3는 기아차의 주력 생산 기지인 경기도 화성공장 2공장에서 주로 생산된다. 1공장은 보조 생산을 맡는다. 초창기 공장이라 지어진 지 꽤 됐지만 품질과 노하우만큼은 최고로 불리는 곳이다. 점심시간(12시30분~1시30분)이 막 끝난 공장 안에는 2400t짜리 프레스가 굉음을 내며 철판을 찍어 내고 있었다. 옆에는 ‘돈덩이’로 불리는 수백개의 금형과 프레스작업을 마친 조각 패널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공장 한켠은 아예 15t 트럭이 하역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었다. 대형 패널은 기아차가, 소형 패널은 협력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기아차 화성 2공장에는 올해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준중형 K3가 시간당 44대씩 생산되고 있었다. ‘오랜만에 경쟁사를 넘어서는 최고의 준중형 차량을 만든다’는 라인 근로자들의 높은 자부심, 그리고 공장 한켠에서 품질테스트를 진행 중인 검사원들의 매서운 눈빛이 묘한 대조를 이뤘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바로 옆 차체라인은 280대의 로봇이 춤을 추고 있었다. 천장에서 공급된 차 지붕과 사이드 보디(차체 옆부분) 패널이 메인 벅(BUCK)으로 불리는 차체 하단 패널과 합쳐지자 로봇팔이 스팟(점) 용접을 진행, 순식간에 K3의 차체골격(BIWㆍBody In White)이 나타났다. 2100번의 용접으로 탄생한 차체골격은 한 차례 품질 검사를 거친 뒤 도장라인으로 보내져 세 번의 칠을 거쳤다.

다음은 의장(조립) 라인. 이곳은 크게 전기 배선을 넣는 트림, 파워트레인을 장착하는 섀시, 그리고 로봇이 유리와 배터리를 장착하는 자동화 공정, 그리고 크래시 패드 및 각종 내장 트림을 장착하는 파이널 라인으로 구성된다. 박흥종 조립품질관리부 과장은 “145개의 공정으로 세분화돼 있다”고 귀띔했다. 신기하게도 모든 차량의 지붕 위에는 초록색 주머니가 놓여 있었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무선정보인식전자태그(RFID)가 들어 있다. 어떤 사양의 차량 어느 공정을 지나고 있는지 실시간 파악해 현대모비스 같은 협력업체와 전부 공유하고 있다”며 “부품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고 재고를 줄이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곳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40대 초반으로 대부분 자동차 조립에 잔뼈가 굵은 숙련공들이다. 특히 각 반의 조장과 비상대기 인력, 그리고 라인 끝에 위치한 검수담당 등은 평균 근속연수가 18~20년에 이르는 전문가. 차량 검사는 별도의 품질관리부 소속 검사원들이 라인 끝부분에서 별도로 담당했다. 차량 대당 1명의 검사원이 붙게 되며 테스트 항목만 200여가지에 달한다. 문제가 있으면 퇴근은커녕 수정을 마친 뒤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같은 공장 안이지만 유독 이곳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물론 그 뒤에도 간이 주행 테스트와 1㎞ 남짓의 실주행테스트가 있다. 박 과장은 “전수 검사되는 K3는 총 400여가지의 품질 검사를 통과해야 고객에게 갈 수 있다”고 전했다.

공장에 붙어있는 사무실 벽면엔 ‘PDI 직행률 90% 목표 필달’, ‘품질은 우리의 생명, 품질은 우리의 미래’ 등의 현수막으로 도배가 돼 있었다. 전쟁터 같은 사무실에선 실시간 화면을 통해 수치로 나타난 공장의 모든 조업상태를 모니터링 중이었다. 우양훈 공장장은 “초기 약속한 출시일을 앞두고 태풍이 불어 최종출하검사(PDIㆍ주행테스트 이후 외부에서 진행하는 고객 인도 직전 최종 검사)가 하마터면 늦어질 뻔 했다”며 “주말은 물론 야간에도 3주 동안 밖에서 불을 켜 놓고 밤을 새워 가며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K3는 가장 불량률이 낮고, 노사 화합이 잘되며, 최우수 생산 능력을 보유한 공장에서 무려 400여가지를 테스트해서 출고한다”며 “차량 품질 만큼은 정말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화성=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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