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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O 돋보기>포스코특수강 상장 전격 철회…무리한 가격 욕심, 투자자만 혼란
[헤럴드경제=최재원 기자] CJ헬로비전과 함께 올해 증시에 신규 상장하는 대어(大魚)로 기대를 모았던 포스코특수강의 상장이 수포로 돌아갔다.

포스코특수강은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포스코 그룹 차원의 결정으로 상장을 추진했지만, 부진한 철강 업황과 자본시장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높은 가격대에서 상장을 밀어붙이려 한 것이 상장 철회의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30일 포스코특수강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상장 철회 신고서를 통해 “최종 공모가액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매출 주주와 공동대표 주관회사 및 공동 주관회사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포스코특수강이 상장 철회를 전격 결정한 것은 회사측이 원했던 공모가 밴드 하단인 2만8000원 수준의 공모가가 확정되기 힘들 정도로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29일 진행된 포스코특수강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상당수가 공모가 밴드(2만8000~3만3000원) 하단을 크게 밑도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 당시 포스코특수강이 원했던 공모희망 가격은 3만2000~3만8000원이었다.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공모가 밴드를 2만8000~3만3000원으로 내린 회사측은 가능한 밴드 내에서는 최종 공모가 결정되기를 바래왔다.

하지만 시장 안팎의 공모 여건은 녹록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철강업의 업황이 좋지 않았다.

물론 공모 환경이 좋지 않아도 가격 메리트만 있으면 투자자 유인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제는 회사측이 원하는 수준의 가격을 받기 위해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다른 IPO 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무리한 욕심을 부렸다는 점이다.

공모가 밴드 상단의 할인율은 고작 5.8%, 하단의 할인율도 20.1%에 그쳤다. 통상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20~40%, 코스피 상장사는 10~30% 가량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주가수익비율(PER)로 따졌을 때 포스코특수강의 주당 평가액은 2만6607원에 불과해 공모가 밴드 하단을 밑돌았다. 또 어두운 철강업황에도 불구하고 현대ㆍ기아차 그룹의 후광을 받고 있는 현대하이스코 등을 유사기업으로 삼은 것도 결과적으로 공모가 밴드를 부풀린 요인이 됐다.

포스코특수강의 수요 예측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회사측은 무리한 상장 추진과 이에 따른 상장 철회 결정으로 공모주 청약을 저울질했던 투자자 혼란은 물론, 기업 이미지 훼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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