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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로호, 이번엔 전기모터 펌프에 ‘발목’

[헤럴드생생뉴스]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KSLV-1)의 세 번째 도전이 이번에는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유압 펌프의 이상으로 다시 좌절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 발사 예정일인 29일 오후 4시 8분  발사 준비 중지를 선언했다. 지난 29일 링 모양의 러시아산 고무 실(seal) 파손으로 한 차례 발사가 연기된데 이어 두 번째 3차 발사 중단이다. 

이날 발사 준비는 지난 29일 첫 번째 3차 발사 시도 당시보다 더 순조로왔다.  오후 1시30분 발사 최종시각이 오후 4시로 확정됐고, 오후 1시 58분께부터  산화제와 연료(케로신), 헬륨 가스 주입 등의 절차가 차례대로 차근차근 진행됐다.

그러나 자동 카운트다운 돌입(발사 전 15분)을 약 1분 앞둔 오후 3시 44분께 발사운용 절차가 갑자기 멈춰섰다.   로켓 상단(2단) 추력방향제어기(TVC·Thrust Vector Control) 점검 과정에서 전기신호(전류) 이상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추력방향제어기는 고체연료(킥모터)를 사용하는 2단 로켓 아래 깔때기 모양으로 붙어있는 '노즐'의 방향을 조절하기 위한 장치다. 제어기는 전기모터가 만드는 유압으로 작동하는데, 이 펌프를 제어하는 전기상자(박스)에서 갑자기 보통의 경우보다 수백 밀리암페어(㎃) 더 많은 전류가 소모되는 현상이 발견됐다.

나로호 2단 로켓에는 15개의 전기상자가 있고 각각 소모 전류가 일정하다. 발사통제동에서는 적정 전류가 흐르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데, 발사 직전  전기모터 유압펌프와 관련된 전기상자에서 지나치게 많은 전류가 감지된 것이다.

이 펌프와 관련 전기상자 부분은 지난 28일 발사 리허설(예행연습) 과정에서 두차례와 이날 문제가 발견되기 전 두 차례 등 이틀간 모두 네 차례의 점검에서  이상이 없었으나 결국 발사가 임박한 시점에서 말썽을 일으켰다.    

조광래 항우연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전자소자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기상자를 뜯어 원인을 살피려면 1단과 2단을 분리 해야하기 때문에 결국  발사 준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5일로 설정된 발사 예정기한내 재발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연내 3차 발사 시도 가능성까지 불투명해졌다. 

채워진 연료를 빼내고 다시 채우는데만 최소 2∼3일이 걸리는데, 나로호를 내려 조립동으로 이동한 뒤 1·2단을 분리하고 유압 펌프나 전기상자 등 새 부품을  설치한 다음 점검까지 거쳐야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다음달 5일까지 준비를 마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전기모터 유압펌프는 2009년 1차 발사 때부터 사용된  프랑스산으로, 현재 항우연측이 2개의 여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 중단과 연기가 거듭되자 당국 고위관계자들은 직접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발사를 다시 연기하게 돼 안타깝다"며 "나로호 3차 발사를 반드시 성공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조 항공우주연구원 원장도 "이번에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연기돼서 너무 죄송하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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