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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러피언투어 “우리도 히든카드…”
불황탓 대회 감소 스타선수들 PGA로 속속 이탈에 긴급처방…미국식 페덱스컵 시리즈 시스템 도입 고육책
골프의 본고장이라는 자존심으로 미 PGA투어와 어깨를 겨뤄왔던 유러피언투어(EPGA)가 변화를 결심했다. EPGA는 최근 EU(유럽연합) 가입국 대부분을 강타한 경제불황과 재정위기로 기업들이 지갑을 닫고, 이에 따라 대회 숫자와 규모가 점점 축소돼 스타급 선수들이 주 무대를 미국으로 옮기는 엑소더스가 이어지자, 선수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카드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EPGA는 미 PGA가 실시하고 있는 ‘페덱스컵 시리즈’ 같은 파이널 시리즈를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 ESPN에 따르면 EPGA 측이 상금왕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드라마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고 전했다. 또 올 시즌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독주하며, 시즌 최종전인 두바이 월드투어 챔피언십이 열리기도 전에 상금왕을 확정지어 관심이 축소됐다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시리즈는 4대 메이저대회가 끝난 뒤 주요 선수들이 대회 출전을 기피하며 일찌감치 투어의 열기가 식어버리자,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2007년 도입됐다. 이는 메이저리그나 NBA 등의 포스트시즌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대회별로 페덱스컵 포인트를 부과해 상위 125명만이 출전해 4개의 대회를 통해 최종 우승자에게는 10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상금을 안겨준다. 차기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숫자가 계속 줄어들고,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해도 역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어느 정도 흥행요인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러피언투어 측은 지난주 막 내린 최종전 두바이 월드투어 챔피언십에 앞서 3개 대회를 추가해 ‘시리즈’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3개 대회를 모두 출전하는 선수에게는 보너스 포인트를 부여키로 해 선수들의 참가를 유도한다.

BMW 마스터스와 WGC HSBC 챔피언스 대회와 터키오픈에 78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경기를 치른 뒤 상위 60명이 두바이 대회에 출전케 하는 방식이다. 터키오픈은 올해 비공식대회였지만 내년부터 정식대회로 편입됐다. 이 4개 대회는 모두 총상금 700만달러가 넘는 특급대회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중국-중국-터키-UAE로 이어지는 동선이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유러피언투어는 최근 대회 수를 대폭 늘린 2013년 투어 일정을 발표했다. 10월에는 타계한 유럽골프의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를 기념하는 비벤디 세베 트로피 대회를 창설했고, 러시아ㆍ포르투갈ㆍ이탈리아 등에서도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러피언투어의 새로운 포스트시즌 도입이 과연 선수들과 팬들로부터 얼마나 인기를 모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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