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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롱퍼터 이젠 무용지물
2016년부터 배꼽 · 가슴·턱밑 ‘고정 금지’ USGA-R&A 규정 재정립…매킬로이 “전적으로 찬성”
2년 가까이 논란에 휩싸였던 롱퍼터 사용이 오는 2016년부터 사실상 금지된다.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28일(한국시간) 화상통화로 회의를 가진 뒤 이같이 결정했다. 골프 규칙 14-1b에 골프 클럽을 몸 한쪽에 붙여서 스트로크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명시했고, 이를 2016년부터 적용키로 해 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롱퍼터는 쓸 수 있지만, 클럽 끝을 몸에 고정시키는 퍼터(anchoring putter)만 금지한 것이다. 다시 말해 배꼽까지 오는 벨리퍼터나, 가슴까지 오는 브룸스틱 퍼터를 쓰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가슴이나 배에 고정시키고 플레이하는 것을 금지시킨 것이다. 하지만 이를 몸에 고정시킬 수 없다면 롱퍼터를 쓰는 이점이 대폭 감소하기 때문에 롱퍼터 사용 선수들은 변화를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USGA의 마이크 데이비스 사무총장은 “많은 선수들이 이를 사용하고 있고, 지도자들이 앵커링 퍼터가 기존 퍼터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볼을 굴릴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고 규정변경 배경을 밝혔다. R&A의 피터 도슨 의장도 “이번 룰 개정은 플레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스트로크와 게임에 대한 규정을 재정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A와 USGA는 2016년부터 롱퍼터의 끝을 신체에 고정시킨 채 스트로크를 하는 것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PGA투어닷컴]

선수들은 이번 규정에 따라 금지된 자세와 허용된 자세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집게 그립, 크로스핸드 그립, 고정되지 않은 롱퍼터, 왼쪼 팔에 퍼터끝을 밀착시키는 그립, 왼팔을 옆구리에 부착시키는 그립, 오른팔을 오른쪽 허벅지에 고정시키는 그립은 허용된다. 그러나 배꼽이나 가슴, 턱밑에 고정시키는 그립, 롱퍼터 끝을 잡은 왼손을 가슴에 고정시키는 그립은 금지된다.

롱퍼터는 지난 1989년 오빌 무디가 시니어 US오픈에서 브룸스틱 퍼터를, 2000년 폴 에이징거가 소니오픈에서 벨리퍼터를 사용해 우승하면서 관심을 모았고, 지난해 키건 브래들리가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타이틀을 따내며 논란으로 비화됐다. 올해 US오픈 우승자 웹 심슨, 디 오픈 우승자 어니 엘스도 롱퍼터를 쓰고 있다.

하지만 룰 개정이 이뤄진 가장 큰 원인은 롱퍼터 사용 선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데 있다.

수 년전까지만해도 전체 선수중 4% 정도가 롱퍼터를 썼지만, 2006년 6%, 2011년에는 11%까지 늘어났다. 일부 대회에서는 5명중 1명이 롱퍼터를 쓰는 실정이다. 이는 롱퍼터가 골프를 쉽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는 데 양대 기구가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어니 엘스같은 경우 과거에 비제이 싱이 롱퍼터 사용하는 것을 비난했었지만, 퍼팅난조가 계속되자 지난해 롱퍼터로 바꿨고 올해 디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롱퍼터를 일관되게 반대해온 타이거 우즈는 “퍼팅의 미학은 스트로크를 하고, 긴장을 다스리는데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클럽을 고정시키고 단순한 시계추 운동을 한다는 것은 전통적인 게임이라고 볼 수 없다”고 소신을 밝혀왔다.

이번 룰 개정이 계속된 논란에 일단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지만, 골프계는 당분간 이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 선수들 반응

▶로리 매킬로이=전적으로 찬성한다. 기술이나 긴장감이나 모두 게임의 일부다.

▶더스틴 존슨=나에게는 별로 특별한 뉴스가 아니다.

▶닉 팔도=R&A와 USGA가 간단하지만 좋은 결정을 내렸다.

▶그래엄 맥도웰=2016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이에 적응하느냐가 흥미로울 것이다.

▶스티브 엘킹턴=롱퍼터를 쓰는 선수들이 몸에 고정시키지 않고 경기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

▶크리스 디마르코=USGA는 골프코스를 유린하는 드라이버의 크기와 볼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주스트 뤼튼=이런 소식을 듣게 돼 기쁘다. 골프란 두 손을 사용하는 것이지 가슴에 클럽을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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