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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퇴장이후 더 복잡해진 대선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18대 대선판엔 여전히 ‘안개주의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상승세는 밋밋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단일화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대선판은 ‘시계 제로’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박 후보는 40%~46%대의 박스권에서 머물러 있고, 문 후보 역시 37~41%대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안 전 후보 사퇴 이전에 실시됐던 양자 가상대결에서와 같은 혼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오차범위 내 각축’ 도 변하지 않았다.

“단일화는 없었다”는 성급한 진단마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정몽준-노무현 단일화 당시 단일화 효과는 6~10%대를 기록했었다. 당시 SBS 조사에 따르면 노무현 후보는 단일화 일주일 전 이회창 후보에 비해 2.7%p 뒤졌으나, 단일화 이후에는 그 격차를 7.1%p 늘리며 대역전극을 썼다. 한국갤럽 등 다른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모두 노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이겼다.

특히 일각에선 안 전 후보의 사퇴가 오히려 변수만 늘려 대선판을 더욱 혼전양상으로 만들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기존 ‘야권 단일화’라는 최대 변수 아래 50대 투표층의 증가, PK지역의 선택이라는 종속변수 하나만 보고 갔던 대선판이 △안철수 행보 △늘어난 부동층 △투표율 △PK지역의 표 분산 △2002년에 비해 10%p 늘어난 50대 이상 유권자 △갈피 못잡지만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40대 등 6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변수에 시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의 박스권 지지율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투표 전 3주간 1, 위가 바뀐 적이 한번도 없었던 역대 대선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 전 후보의 향후 행보는 역시 최대 변수다. 40%대에 달했던 안 후보 지지층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냐에 따라 선거 판도가 일시에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은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꼈던 무당파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안 전 후보가 어떤 제스처를 취하는냐에 따라 문 후보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당장 27일로 예정된 안 전 후보의 진심캠프 해단식에서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냐에 따라 대선판이 또 다시 요동칠 수도 있다.

‘안철수 현상’이 여전히 대선판에서 상수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엔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20% 가까이 늘어난 부동층도 있다. 10% 안팎에 그쳤던 부동층이 일시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안 전 후보 사퇴로 갈 길을 잃은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새정치에 대한 갈망으로 ‘안철수 현상’에서 목마름을 채웠던 2030 무당파들이 아예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진보와 보수의 중간에서 ‘키맨’의 역할을 하던 40대의 표심도 혼란스럽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섣부른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PK 지역의 표 분산도 안개속에 가려지게 됐다. 단일화 이전 야권에선 PK에서 40%만 가져와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30%대 후반을 기록해 그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달라진 PK의 표심은 안 전 후보와 문 후보의 밀고 당기는 시너지 효과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안 전 후보가 대선판에서 퇴장한 이상 PK지역에서 더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박 후보나 문 후보나 흔들리는 PK를 공략하기가 더 까다롭게 됐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이와관련 “3자 구도였을 때는 자신의 정치적 선호도에 따라 투표하는 맞춤식 투표의 구조가 되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게 됐다”고 진단했으며, 이준한 인천대 교수도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관망하는 이들이 많이 생겼다”며 “여전히 변화 가능성의 키는 안철수 자신이다. 안 전 후보가 어떤 선거운동을 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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