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발단은 지난 24일 오후 시작됐다. 배슬기가 자신과 함께 뮤지컬에 출연 중인 선배 연기자 임호의 트위터 글에 멘션을 게재한 것이 문제가 됐다.
임호(@kafkalh)는 안철수 대선 후보 사퇴와 관련 “안 후보님이 사퇴하셨네요”라는 글을 남겼고, 배슬기(@oBSBSo )가 이에 “제대로 투표할 힘 빠지네요.. 난 이래서 종북자 무리들이 싫어요”라는 멘션을 게재한 것.
배슬기의 이 발언은 누리꾼 사이에서 문재인 대선후보의 소속당인 민주통합당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과 함께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배슬기의 종북발언에 대해 건전한 비판부터 인신공격성 비난까지 파장이 커지자 배슬기는 “(민주)당에 관한 종북발언은 아니었습니다. 말씀대로 그럴만 한 정치지식도 못되고요. 개인적으로 이번 일들만 조명해 생각한 말이 아니다보니 실언을 했나보네요 죄송합니다”라는 사과글을 게재했다.
배슬기는 그러나 “지금 종북자가 누구라고 확실히 밝혀진적이 있습니까? 어느 시대건 항상 보이지 않는 적이 존재하기에 그에 대한 의식 자체는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당에 대한 편견은 갖기 싫습니다”라는 생각도 덧붙였다.
만 하루가 지난 상황이지만 현재 논란과 파장은 아직 잦아들지 않았다.
도리어 배슬기가 과거 2009년 말 출연했던 안보 동영상 ‘우리가 지키는 대한민국’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해당 동영상은 10분 23초 분량으로 경찰청에서 제작한 것으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를 친북행위로 묘사하는 내레이션을 담아 당시에도 파문이 일었다.
이 동영상은 가수 배슬기와 배우 박시후가 자전거를 타고 북한의 참상을 소개하는 것으로 구성됐으나, 영상의 후반부에서 촛불시위에 대해 ‘친북행위’라고 규정한 듯한 설명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히 7분 이후부터의 영상 후반부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 영상을 보여주며 “북한의 주장에 동조해 미국에 대해서는 막연히 적대감을 가지고 북한에 대해서는 환상을 품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것은 대한민국을 적화통일하려는 북한을 돕는 것으로 극히 위험한 행동이다”, “어느 곳이든 위장간첩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을 기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영상이 다시금 화제가 된 것은 배슬기의 종북발언과 맞물려서다. 누리꾼들은 배슬기의 발언과 함께 이 영상도 도마 위에 올려놓은 상황이며 “배슬기 이런 영상에도 출연했었네”라는 반응으로 해당 영상을 리트윗(RT)하고 있다.
뿐아니라, 지난 6월에도 배슬기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한민국의 변절자, 지도층 종북자들 알아서 좀 돌아가주시든지 돌아가셔 주셨음 좋겠다. 왜 그들은 남의 나라에서 나대고 있는 것인가? 북한 가서 배터지지. 나라 사랑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 모두 두 눈 뜨고 벌레들을 골라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라는 글을 올린 것도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며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의견은 분분하게 나타나고 있다. 종북발언 논란과 맞물려 그야말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에는 배슬기를 향항 비난과 비판이 거셌으나 지나친 논란에 ‘마녀사냥’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
“다들 종북, 종북 하니 이젠 아무나 종북 운운한다”는 반응부터 “배슬기가 종북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이 어떤 이유로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인지는 이해가 안가지만, 안철수 후보 사퇴 문제와 종북을 엮은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면서 다소 절제된 반응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종북발언은 경솔했지만 이미 사과를 했는데 그렇다고 이런 동영상 출연에 과거 발언까지 들먹이며 비난하는 것은 마녀사냥 수준이다”이라고 언급한 트위터리안도 상당수였다. 그런가 하면 영상에 대해 “안보는 필요하지만 이 영상은 현정권의 정치적인 의도에 따라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영상에 출연했다는 점이 결국 종북발언 때문에 논란의 꼬리를 잡힌 것 같다”고 지적한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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