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3일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26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후보 간 양자구도로 재편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박빙승부를 벌이는 양상이 지속되면서, 향후 안 후보 측 지지율이 어느쪽으로 흡수될 것인가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와 문 후보간 단일화협상이 결렬을 거듭하면서, 안 후보의 지지층이 문 후보 쪽으로 대폭 승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안 후보의 좌절은 지지자들의 좌절이기도 하다. 특별한 명분보다는 스스로의 한계에 부딥혀 사퇴한 느낌이 강하다. 그만큼 안 후보의 지지율이 문 후보로 승계되는 경향은 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이미 안후보의 중도ㆍ보수 지지층이 박근혜 후보로 옮아갔다. 야권지지층 일부로 부동층으로 빠질 것”이라며 “그만두려면 진작에 그만두었어야 한다”고 했다.

양측 후보 간 세차례 단독회동에도 교착상태를 지속하던 야권단일화가 안 후보의 단독 사퇴로 이뤄진 모양새도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 후보는 전날 비공개 단독회동을 가졌으나, 서로 양보를 요구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측은 후보등록 마감시한(26일) 이전 단일화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간주되는 23일 대리인격인 특사회동을 통해 최종담판에 나섰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의 사퇴에 놀라면서도 ‘아름다운 단일화’ 그림을 만들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진성준 캠프 대변인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선대위원장 회의 브리핑을 갖고 “우리 모두 안 후보에게 큰 빚을 졌다. 미안하고 또 감사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문재인 대선후보도 이날 직접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안 후보님과 안 후보님을 지지하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적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문 후보로 단일화된데 따른 파장에 촉각을 세웠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을 비롯한 선대위 관계자들이 속속 당사로 모여 회의를 열고 안 후보의 사퇴에 따른 당의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은 문 후보에 칼날을 곤두세우면서도, 향후 야권단일화가 미칠 파장에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새로운 정치를 표방했던 안 후보의 후보 사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정치쇄신에 대한 안철수식 실험노력이 민주당의 노해한 구태정치의 벽에 막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선대위 인사는 “난감하다”면서 “새누리당과 박 후보를 포위해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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