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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측, 安측 단일화안 거부... "후보 달라는 거냐"격앙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 “오늘 아침은 마음이 상당히 착잡하고 무겁다.” (전순옥 공동선대위원장)

운명의 날이 밝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단일화 룰 협상이 최종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양측은 막판까지 단일화 문항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후보등록일 마감까지 불과 3일 남은 시점에서 이번 룰 협상마저 불발될 경우 단일화 자체가 틀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3일 문재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 후보측이 제시한 ’가상 양자대결+지지도’여론조사 방식은 안 후보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우 단장은 "시민사회단체가 제시한 방안과 안 후보측이 제시한 안을 놓고 협상팀을 시급하게 가동하자"고 제안했다. 시민사회단체가 제시한 방안은 ’가상 양자대결+적합도’방식이었다. 안 후보측은 전날 가상 양자대결과 지지도 조사를 제시하면서 최후통첩이라고 밝혀, 문 후보측의 제안을 수용할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부터 양 진영은 결연한 의지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안 후보 측이 제안한 내용에) 논의해 봐야죠”라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날 공식일정은 하나도 잡지 않은 상황이다. 안 후보도 오전에 예정됐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전격 취소했다. 즉각적인 상황변동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지도와 적합도 중 하나를 선정하는 것을 두고 양측 캠프는 장외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문 캠프 측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안 후보 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안만 고집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김 선대위원장은 “‘내가 확실히 이길 담보가 되면 받겠다’는 것인데 참 답답하다. 양쪽의 입장을 공평하게 절충한 안이라기보다는 모양만 그럴싸하게 낸 게 아닌가 싶어 부정적”이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후보측 제안은 아예 후보직을 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안 캠프 측 정연순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기본적으로 지지도 부분에 대해선 양자의 합의가 어느 정도 있었다”며 “처음에 이야기됐던 그 안(지지도)으로 되는 것이 맞다”고 맞섰다. 양측의 뚜렷한 견해차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두 후보가 약속한 후보등록전 단일화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87년 ‘양김’(兩金) 단일화 실패가 그 이후 얼마나 한국 정치사의 비극을 만들었는지 알지 않느냐. 기가 막히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단일후보가 적어도 후보 등록 마감 때까지는 (등록)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 캠프는 전날 ‘단일화를 이뤄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한 유모 씨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문 캠프 측 이학영 공동선대위원장은 “머리 숙여 고인께 사죄하고 죄송하다.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했고, 안 캠프 측도 논평을 내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전북 완주에 사는 유씨는 전날 “(두 후보가)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뜻을 모아주시고 한 분은 수레를 끌어주시고 한 분은 밀어주시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13층에서 뛰어내려 숨진 바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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