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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사의 품격은 발끝에서…구두, 얼마나 아세요?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운동화 아니면 구두다. 아무리 ‘그루밍(패션과 미용에 아낌없는 투자하는 남성들)’족이 늘고 남성들의 패션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해도 그들에게 신발은 여전히 두 가지로 나뉜다. 여기에 여름에 신는 플립플랍, 일명 ‘조리’와 실내용 슬리퍼를 더하면 된다. 그렇다면 쇼핑에 직접 나선 남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열에 아홉은 “이렇게 저렇게 생긴 신발 주세요” 혹은 “운동화 비슷하게 생긴 구두 주세요”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성공은 하겠지만 더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렇게 저렇게’ 생긴 신발이 ‘데저트부츠’였고, ‘운동화 비슷하게’ 생긴 구두가 스니커즈라는 걸 깨달은 후에야 가능하다.

신발 모양과 명칭을 정확하게 아는 일이 필수불가결 조건은 아니다. 다만,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남성 패션 스타일링에 발맞춰 가려면 신발에 대해서도 적잖은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특히, 남성들의 바짓단 길이, 모양, 폭이 변화하면서 그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건 쇼핑과 스타일링도 예외가 없다. 


▶‘끈’ 떨어진 신발…테슬로퍼와 페니로퍼=흔히 남자들은 승승장구하며 ‘잘 나가던’ 시절이 끝나면 “끈이 떨어졌다”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요즘 신발은 ‘끈 떨어진’게 더 잘 나간다. 솔 장식이 달린 ‘테슬로퍼(Tassel loafer)’와 마이클 잭슨의 검은 신발로 대표되는 ‘페니로퍼(Penny loafer)’다. 남성 구두는 크게 ‘끈’에 의해 두 가지로 분류하는데, 발등에 끈이 있으면 ‘옥스퍼드(oxford)화’로, 끈이 없으면 ‘슬립온(slip on)’이라고 통칭한다. 이 ‘슬립온’ 중에서 국내 남성들이 주로 신는 굽이 낮고 발등을 덮는 디자인을 로퍼라고 부른다.

‘게으른 사람’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로퍼는 매치할 수 있는 옷이 다양해서 더욱 인기가 높은데, 캐주얼과 슈트에 모두 어울린다는 게 장점. 특히, 최근 남성들의 바짓단이 짧아지면서 로퍼를 찾는 이들이 더욱 늘어났는데, 로퍼 위에 가로 줄무늬 컬러양말을 신고, 밑단이 점차 좁아지는 테이퍼드 팬츠를 입으면 잘 어울린다. 테슬로퍼는 끈은 없지만, 고풍스러운 솔 장식이 있어서 슈트 아래 신어도 어색하지 않다. 트렌디하면서도 격식 있는 옷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

장식이 없는 페니로퍼는 1950년대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이 행운이 온다는 이유로 로퍼 위 가죽밴드 사이에 1페니짜리 동전을 꽂으면서 붙은 이름이다. 제임스 딘, 존 F 케네디, 마이클 잭슨 등이 애용했던 신발로도 유명하다. 페니로퍼는 자칫 나이들어 보일 수 있는 검정보다는 갈색, 와인색 등 컬러감이 있는 게 좋다. 만일 검정을 신는다면 가죽이 아닌 스웨이드 재질이 경쾌하다.


▶‘끈’ 달린 신발…윙팁ㆍ보트슈즈ㆍ데저트부츠=17세기 옥스퍼드대 학생들이 신발 안으로 들어오는 물을 빼기 위해 가죽 표면에 펀칭을 내며 시작된 옥스퍼드화는 끈만 달린 기본적인 플레인토(Plain-toe), 구두 앞코에 구멍으로 장식한 스트레이트 팁(Straight-tip), 그리고 나비 모양 구멍의 윙팁(Wing-tip)이 있다. 윙팁은 브로깅(Broguingㆍ뚫거나 바늘땀을 뜬 장식)이 마치 날개를 펼친 새와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유럽 멋쟁이들의 필수 아이템이 됐다. 최근 국내서도 이탈리안 클래식 슈트 스타일의 인기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신발. 윙팁은 슈트뿐 아니라 날렵한 라인의 데님과 매치해도 깔끔하다.

보트(boat)슈즈도 인기다. 데크(Deck)슈즈라고도 불리는 이 신발은 본래 선원들이 배의 갑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무밑창을 단 것에서 유래됐다. 보통 코가 둥글며 발등 부분이 U자모양으로 박음질이 되어 있는 디자인을 일컫는데, 봄, 여름에는 반바지와, 가을, 겨울에는 롤업팬츠 아래 신으면 잘 어울린다. 


바다가 아니라, 사막에서 온 신발도 있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패셔니스타들은 너나할 것 없이 데저트부츠(Desert Boots)를 신었다. 세계 2차대전 중 사막에 주둔하던 영국군이 모래가 쉽게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발목까지 슈즈 높이를 올려 착안됐다. 데저트부츠는 낡은 듯 한 빈티지 무드와 클래식한 감성을 함께 선사한다. 비즈니스 캐주얼은 물론 캐주얼룩에도 포인트가 된다. 무더운 사막에서 탄생한 신발이지만, 여름보다는 가을과 겨울에 신기 좋은 아이템. 슈트는 물론 청바지, 치노, 카고팬츠 등에 적용가능한데, 이때 중요한 건 바지의 핏. 밑단이 좁은 바지와 매치하면, 실루엣을 해칠 수도 있다. 패딩 재킷을 입고 신으면, 아웃도어 분위기가 물씬 난다.

pdm@heraldcorp.com
[도움말ㆍ사진제공=EFC(Esquire Fashion Company) 남화 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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