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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랭크 와일드혼, ‘지금 이 순간’ 은 ‘황태자 루돌프’ 와 함께
“한국 가수들의 기량은 환상적이에요. 대단한 가수들이고 여기서 제 스코어를 공연한다는 것이 매우 흥분됩니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한국 공연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ㆍ53)은 지난 9일 장충동 앰배세더 호텔에서 있었던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08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로 처음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몇 차례 오가며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쌓았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비롯, ‘몬테크리스토’, ‘천국의 눈물’, ‘황태자 루돌프’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들이 한국에서 공연됐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이 그의 작품.

“한국은 내게 제 2의 고향과도 같다”던 그는 한국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끊임없이 이어갔다. 그는 “좋아하는 가수는 옥주현”이라며 “몇 년 전에 그가 미국에 와서 내게 피아노 반주와 함께 ‘캣츠’의 ‘메모리’, ‘몬테크리스토’의 곡들을 불러줬고 정말 아름다운 노래였다”는 특별한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옥주현과 음반작업도 함께 하고싶다는 희망을 비치기도 했던 와일드혼은 “그는 정말 특별한 아티스트”라며 “한국보다 더 많은 청중들에게 설 자격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국의 눈물’의 김준수와 ‘지킬앤하이드’의 조승우, ‘몬테크리스토’의 류정한 등을 열거하며 “아는지 모르겠지만 한국 가수들은 매우 실력이 좋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래 1980년대 휘트니 휴스턴, 나탈리 콜 등 대중가수들의 곡을 써온 그가 처음 뮤지컬을 쓰게 된 것은 1995년. 그는 “‘빅터/빅토리아’가 브로드웨이 데뷔 작품”이라며 “헨리 맨시니(Henry Mancini)가 만들고 있던 작품을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줄리 앤드루스가 작품을 완성해 달라고 해서 만들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완벽한 곡으로 무대에 선 게 1997년 ‘지킬앤하이드’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가 뮤지컬에 관심갖게 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남부캘리포니아 대학교(USC)에 다니던 시절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있었죠. 1979년이었어요. 그 때 처음으로 ‘지킬앤하이드’를 만났고 동시에 프레드릭 모턴의 소설 ‘Nervous Splendor(황태자의 마지막 키스)’란 책을 읽었는데 이게 황태자 루돌프에 관한 얘기였죠.”


대중음악을 작곡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캐릭터를 창조하며 극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아한다는 와일드혼은 “많은 예술가들과 사상가들이 모였던 세기말 비엔나 시는 20세기의 파리처럼 정말 놀라운 곳이었고 세계는 변하고 있었다”며 “뮤지컬 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황태자 루돌프의 젊음과 로맨스, 결혼, 아버지와의 갈등, 투쟁 등은 음악의 좋은 소재들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루마니아 태생. 아버지는 나치를 피해 도망왔고 유럽 문화에 대한 관심은 그의 부모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한때 “유럽 역사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다”는 와일드혼은 대학교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철학을 부전공했다. 대학에서 선과 불교에 빠지기도 했다.

“15살 때부터 재즈피아노를 연주했어요. 음악을 전공한 적이 없고 스스로 공부했죠.”


한 때는 미식축구 선수에 대한 꿈을 꾸기도 했던 그의 포지션은 라인배커. 하지만 체격이 충분히 크지 못해 꿈을 접었다. “내 인생에서 음악이 아닌 유일한 직업”이라고 표현한 그는 플로리다에서 인명구조원으로 4년 동안 일하기도 했다.

“한 번에 여러가지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지금도 많은 작품들을 동시에 작업하고 있다. 이제 막 영화화를 시작한 ‘지킬앤하이드’의 곡을 쓰고 있고 ‘하바나’, ‘리오’, ‘엑스칼리버’ 등 다양한 뮤지컬 작품들도 함께 작업하고 있다. 한 작품을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란다.

자신의 음악이 한국 관객에게 어떻게 비춰질 지 궁금하고 자신을 학생처럼 느낀다는 그. 와일드혼은 “한국은 내가 성장하는 데 아주 좋은 곳이고 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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