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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민-관 돌봄공동체로 보육 고민 푼다
[볼로냐(이탈리아)=이진용 기자]유럽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양질의 돌봄ㆍ보육서비스 해법을 찾기 위해 이탈리아 볼로냐 시 방문 둘째날인 15일(현지시간) 돌봄서비스 협동조합 ‘카디아이’(CADIAI)와 정부 민간협동조합이 함께 설립한 보육시설 ‘라 키코냐’(Na Cicogna)를 방문했다.

오전 이탈리아 볼로냐시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산 라자로 디 사베나시 외곽. 외양부터 알록달록 밝은 색깔로 꾸민 어린이집이 한눈에 들어왔다. 박원순 시장을 포함한 서울시 대표단과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어린이집 마당에 들어서자 야외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놀던 아이들은 낯선 이방인들을 신기한 듯 쳐다보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아이들은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박 시장 일행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차오(안녕하세요)”

박 시장 일행이 찾은 곳은 2009년 1월 설립된 라 치코냐(Na Cicogna). 라 치코냐는 돌봄서비스 협동조합인 카디아이(CADIAI)가 볼로냐시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추진하는 ‘카라박(KARABAK) 프로젝트’를 통해 2009년 1월 설립한 어린이집이다.

라 치코냐는 지붕에 태양광 집열시설을 설치하는 등 최첨단 건설 기준에 따라 친환경적으로 건설됐다. 태양광 모듈 설치로 연간 1만9천kWh 전력을 생산해 소비 전력의 60%, 10t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 건설과정에서 친환경적 천연자연 성분의 제품을 사용, 환경과 유아 건강에 최대한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라 치코냐의 원생은 0~3세 영ㆍ유아 82명이다. 시가 79명을, 카디아이가 3명을 선정한다. 선생님은 모두 16명이며, 이 중 15명이 조합원이다. 카디아이가 라 치코냐를 25년간 운영한 후 시에 기부채납한다. 카디아이는 보육시설의 운영 수익이 나면 새 어린이집 등을 짓는데 쓴다.

조합원으로 1~2세 반을 담당하는 키아라(40)씨는 “이 곳에서 일하는 것에 만족한다”며 “순수한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일이 큰 기쁨이라 11년째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 치코냐의 교육을 총괄하는 주지까 비치씨는 “어린이가 배움의 기쁨을 익히는것은 이곳으로부터 시작된다. 교육은 무엇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 안에서 무언가를 끄집어 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작은 어린이집에 쏟는 열정에 감동했다”며 “작은 것을 소중히 생각하고 가꿔가는 것이 중요한 만큼 시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디아이는 유치원 교사, 간호사, 전문교사가 좋은 일자리 유지를 위해 설립한 노동자 협동조합과, 취약자 고용과 돌봄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한 사회적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동시에 가진 복합적 성격의 협동조합이다.

카라박 프로젝트는 민-관 연대방식으로 보육시설을 설립, 노동자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요자들에게는 질 높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볼로냐시가 보육시설 부지 및 운영비를 지원하고 어린이집 건설비용은 협동조합이 공동 부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합이 일정기간 운영한 후 소유권을 시로 이전한다.

카디아이는 급식노동자협동조합 캄스트(CAMST), 건축노동자협동조합 치페아(CIPEA)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카라박 프로젝트’를 추진, 현재 10개의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라 치코냐는 10개의 어린이집 중 한 곳이다.

서울시는 보육교사 처우개선, 지역내 육아돌봄공동체 활성화 등 보육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데 카디아이 사례를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카디아이와 라 치코냐를 둘러본 박 시장 일행은 볼로냐의 작은 공방에서 시작해대를 이은 가족 경영을 통해 장인의 명맥을 고수하는 전통 수제화기업 아테스토니(A. Testoni) 본사도 방문, 성수동 구두제화 업계 활성화 정책에 적용할 방안을 모색했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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